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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오즈의 마법사, 탄생 의미와 정치적 코드는?

화별마 2023. 11. 29. 12:12

동화 오즈의 마법사 이미지

동화 오즈의 마법사, 탄생 의미와 정치적 코드는?

 

189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화폐의 소재를 1종류의 금속에 제한하지 않고 2종류의 금속을 법적소재로서 정해 함께 가치척도로 삼는 복본위제도로 돌아갈 것인지, 금본위제도를 그대로 시행할 것인지가 최고 쟁점이었다.

 

그때 서부 네브래스카 하원의원 시절부터 대단히 급진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민주당의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후보가 혜성처럼 등장, 전당대회에서 복본위제도를 주장하며 돌풍을 일으킨다.

 

그가 기존 금융시스템을 저주하고 부자들을 맹렬하게 비난하자 생활고에 시달리던 많은 유권자가 열광적으로 지지했던 것...

 

이런 분위기 속에서 동화 오즈의 마법사가 탄생을 하는데, 이 동화는 네브래스카와 이웃한 사우스다코타주 지방신문 발행인 프랭크 바움이 썼다.

 

언론인이었던 바움은 브라이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수가 없어서 오즈의 마법사라는 동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 표면적으로 이 동화는 도로시라는 소녀의 모험을 그렸지만, 그 속에는 많은 정치적 코드가 담겨 있다.

 

이 동화는 캔자스 주(미국 영토의 중심. 미국의 서민층)에 사는 여자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토네이도(미국 사회의 혼란)에 휩쓸려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가면서 시작된다.

 

도로시가 도착한 곳은 오즈Oz(온스의 약자)라는 동네의 서쪽 끝(서부)으로 이곳을 다스리던 착한 마녀가 토네이도 때문에 죽은 것(서부 경제의 피폐)을 안 맨발의 도로시는 마녀가 신고 있던 은색 구두를 신은 후 집(정상 회복)으로 돌아가는 여행을 한다.

 

그리고 길을 가다가 길을 잃은 세 친구를 만나는데, 양철 인형(상공업, 공장노동자), 허수아비(농업, 농민) 그리고 목소리만 크고 용기가 없는 사자(정치)였다.

 

이들 넷은 자기들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마법사가 오즈의 동쪽 끝(워싱턴 D.C.)에 사는 또 다른 마법사라는 말을 듣고 노란 벽돌로 만들어진 길(금본위제도)을 따라 험난한 여행을 한다.

 

어렵게 마법사의 집에 도착하니 마법사는 푸른색 에메랄드로 만들어져 바깥세상이 푸르게만 보이는 이상한 집(금권정치)에 갇혀 있었고 소문과는 달리 아무런 마법도 없는 무능한 존재(클리블랜드 대통령)였다.

 

그 마법사는 자신의 무능함을 인정하고 도로시가 신고 있던 은색 구두(은본위제도)야말로 모든 소원을 이뤄주는 신통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 말을 듣고 은색 구두를 부딪치며 소원을 비는 순간 도로시와 친구들은 각자 소원을 이루며 동화는 끝이 난다.

 

이 동화가 주는 정치적 코드는 복본위제도를 해야 서민 중산층의 민생고가 해결되고 모든 산업이 잘 돌아간다는 것... 금과 은의 교환 비율을 116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브라이언 후보의 핵심 대선 공약 그 자체를 동화로 표현한 것이다.

 

이 동화는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져 영화 주제가 ‘Over The Rainbow’도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많은 가수가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