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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어떤 역사를 가진 나라일까?

화별마 2023. 12. 16. 10:58

스페인 이미지

스페인, 어떤 역사를 가진 나라일까?

 

올해 칠순을 맞이한 나를 위해 두 딸이 아름다운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 티켓을 선물했고 두 사위는 여행하는 동안 쓰라며 적지 않은 경비를 건네주어 편안하게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한 이베리아반도는 대서양과 지중해에 에워싸인 사람 주먹처럼 생긴 땅덩어리로 피레네산맥이 동서로 가로놓여 프랑스와 경계를 이루고 있고 반도 남쪽에는 유럽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 사이에 살짝 뚫려 두 개의 대륙을 영원히 갈라지게 만든 지브롤터 해협이 있다.

 

지브롤터(Gibraltar)’라는 말은 타리크의 산이란 뜻으로 711년 북아프리카의 이슬람교도들을 이끌고 이베리아반도에 침입했던 타리크(Tarik) 장군과 이라는 의미의 지브르(Gibr)’가 합쳐져서 만들어졌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헤라클레스가 그의 우람한 두 팔로 유럽과 아프리카를 쪼개 지브롤터 해협을 만들었다고 해서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라고도 부른다.

 

독재 정치와 동족상쟁으로 내전을 겪는 등 우리나라와 많은 점이 닮아있는 스페인은 4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이베리아반도 남동쪽으로 이주한 이주민들의 문명에서 역사가 시작된다.

 

이들은 사냥과 채집 생활을 하며 후기 구석기시대에는 예술적인 면모를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2만 년 전의 시스티나 성당이라고 불리는 알타미라 동굴 벽화...

 

기원전 1200년에서 서기 400년경 로마 제국의 지배까지 이곳에는 많은 문명이 발달하는데, 이는 외부 문명과의 접촉에 의한 것으로 지중해를 통해 들어온 페니키아, 그리스, 카르타고 문명이다.

 

기원전 19년 카르타고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로마인들은 이베리아반도를 완전히 점령, 풍부하고 다양한 광물과 자원 획득의 중요한 지역이 된다.

 

이렇게 로마의 지배하에 가톨릭이 전파되고 스페인어의 근간이 된 라틴어가 도입되었지만, 5세기 초 로마 제국이 쇠퇴하자 북유럽의 야만족들이 스페인을 침입, 그중에서도 서고트족이 반도 중앙의 카스티야-레온 지역에 정착하며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7세기 말 전염병과 경제적 불황 그리고 권력 투쟁에 의한 내분 등으로 서고트 왕국의 위기가 시작되자 711년 이슬람교도들의 침입으로 서고트족이 멸망, 1492년까지 약 800년간 이베리아반도는 이슬람교도가 지배한다.

 

이슬람교도는 반도에 아름다운 도시를 건설했고, 이 도시들은 상업 활동과 수공업의 발달로 경제의 중심지가 되지만, 11세기부터 이슬람교도 사이의 정치적 분쟁으로 여러 왕국으로 분열된다.

 

이러한 이슬람교도들의 분열을 틈타 가톨릭 왕국의 재정복(레콘키스타)이 시작되었고 1492년 이베리아반도에서 이슬람 왕국이 사라지면서 가톨릭으로 통일된 강력한 국가가 나타나는데, ‘가톨릭의 왕들이라고 불린 카스티야의 이사벨라 여왕과 아라곤의 페르난도 왕은 강력한 중앙집권화로 왕권을 강화한다.

 

이사벨라 여왕과 페르난도 왕은 스페인 제국을 정치적·군사적으로 통합함과 동시에 종교적·민족적·문화적 통합까지 이루려고 했고, 이를 위해 가톨릭으로 개종하지 않은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들을 추방한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상업적 부를 위해 콜럼버스를 후원, 신대륙을 발견함으로써 엄청난 부와 영토를 획득, 세계 최초로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 된다.

 

하지만 과다한 재정 지출과 계속되는 전쟁으로 인해 스페인 제국은 점점 쇠퇴하면서 네덜란드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했고, 프랑스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패해 유럽의 많은 영토를 프랑스에 양도한다.

 

유럽 내에서 제국의 주도권을 상실한 스페인은 사기 저하와 국고 고갈 그리고 경제 불황 등 어려운 국면을 맞이한다.

 

결국 18세기 스페인은 제국주의에서 절대주의 국가 체제로 전환되었고 대외적으로도 전략적 요충지와 상권의 상실로 국가의 위신이 크게 떨어진다.

 

그리고 19세기 나폴레옹의 팽창 정책에 맞서 스페인의 전통적 정신을 지켜내며 1812년 카디스 의회에서 헌법을 제정, 절대 군주제에서 입헌 군주제로 전환한다.

 

그러나 주권이 왕과 의회에 속한다는 전통적 가치관의 온건파와 주권재민을 내세우는 급진파의 의견 대립으로 1873년에 제1공화국이 탄생했지만 채 1년도 안 되어 무너졌고 왕정복고로 새로운 정치 체제가 등장하지만, 여러 계층이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스페인은 다시 혼란에 빠진다.

 

여기에 19세기 초부터 신대륙에서의 독립운동으로 스페인을 지탱하고 있던 아메리카의 식민지를 상실한다.

 

1917, 프리모 데 리베라의 쿠데타로 모든 헌정 활동이 중지되었고 1931년에는 스페인 제2공화국이 시작되며 일련의 개혁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1936년 총선거에서 우익을 제치고 좌익 정당과 노동자 연맹의 연합으로 구성된 인민전선이 승리, 인민전선 정부에 의해 많은 급진적 개혁을 실시하지만, 군부의 저항과 보수 계층의 반발을 가져온다.

 

시간이 흐를수록 좌우익의 정치적·사회적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면서 결국 갈등의 폭발로 3년간의 스페인 내전이 일어나고 스페인 내전에서 우익의 승리로 36년의 프랑코 독재가 시작되는데, 프랑코의 독재 시대는 스페인의 국제적 고립과 절대 통제의 시대...

 

1975년 프랑코가 사망한 후, 후안 카를로스 1세가 스페인의 민주주의 정착에 커다란 역할을 한다그 후 스페인의 민주화가 정착되면서 스페인은 유럽 공동체에 가입해서 유럽의 일원으로 자리를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