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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무 김치, 나이를 거꾸로 먹게 하는 음식.

화별마 2023. 10. 18. 10:07

순무 김치 사진

순무 김치, 나이를 거꾸로 먹게 하는 음식.

 

가끔 김포대교를 건너 30분 정도면 닿는 강화도로 드라이브를 다녀오곤 하는데, 잘 정돈된 해안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돌고 나면 마음이 상쾌해져 스트레스가 달아나는 느낌이 든다.

 

원래 강화도는 몽고군의 침입을 피해 왕실이 피난 갔던 곳... 이때 강화도 해안을 따라 돌과 흙으로 진지를 세웠는데, 진 또는 보라고 부르는 곳은 성의 일부를 의미하고 주변보다 높고 평평한 곳인 돈대는 일종의 작은 요새를 뜻한다.

 

바다를 통해 침입하는 적을 발견하기 위해 만든 작은 성이라면 당연히 조망이 좋은 곳을 선택했을 터, 따라서 진, , 그리고 돈대는 현재 강화도에서 가장 경치가 뛰어난 곳이라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강화도는 볼거리도 많지만, 특산물과 먹거리도 많아 찾는 사람들에게 식도락의 즐거움을 선사한다이미 오래전에 인삼과 화문석, 약쑥이 잘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순무와 밴댕이, 꽃게 등이 강화도의 이름난 먹거리다.

 

특히 순무는 암 예방 등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가장 인기 있는 먹거리가 되었고 순무는 사람의 나이를 거꾸로 먹게 한다는 속설이 있을 만큼 건강에 좋은 식품...

 

순무는 십자화 목 십자화 과 배추 속에 속하는 식물로 이름과 달리 무와는 속부터 다르고 순무는 아예 배추와 재배종만 다르지 같은 식물이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순무는 성질이 따듯하고, 맛은 달고 독성이 없어 오장을 이롭게 하며 소화를 돕고 변비와 치질을 낫게 해 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황달을 다스리고 몸을 가볍게 하며 기를 증진시키고 배에 물이 가득 찬 증세와 갈증(당뇨)을 해소시켜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고소하며 겨자 향의 맛이 나는 순무는 강도육미의 하나로 임금에게 바치는 진상품이었는데, 강화산은 바닷바람과 마사 황토에서 자란 탓에 맛과 효능이 최고다.

 

중국의 삼국시대 촉한은 북벌 과정에서 고질적인 군량 부족에 시달렸는데, 제갈량은 북벌에서 순무를 심도록 권장했고, 전시에 부대를 지휘하다가 조금이라도 장기전으로 돌입할 기세가 보이면 바로 둔전을 실시해서 순무를 심었다. 그래서 순무를 제갈채(諸葛菜)라고도 불렀다고...

 

전날의 숙취로 입안이 깔깔한 아침, 순무 김치와 시원한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함께 먹으면 어느 해장국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입맛이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