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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투자 세계의 기업 사냥꾼.

화별마 2023. 7. 25. 15:21
론 스타 이미지

사모펀드, 투자 세계의 기업 사냥꾼.

 
2003년 8월, 국내 투자자들은 처음 들어보는 외국계 금융회사에 모든 관심이 몰려 있었다. 이 금융회사는 텍사스주의 별칭을 사명으로 쓰고 있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Lone Star)였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IMF 경제 체제로 전환되면서 급격한 경영 압박을 겪고 있던 당시 외환은행의 새로운 주인으로 론스타가 선정된 시기였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주식 51%를 취득한 후, 1조 3,800억 원의 대금을 지불했다. 그리고 새로운 주인이 된 것...
 
이후 론스타가 보여준 모습은 일반적인 경영자의 행태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왜냐하면,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불과 4년 만에 다른 회사에 매각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물론 매각 과정에서 이런저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결국, 론스타는 2012년 1월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을 매각해 버렸다. 매각대금 3조 9,000억 원...
 
그동안 론스타가 가져간 배당금까지 포함하면, 이들은 이 거래를 통해서만 4조 7,000억 원가량의 이익을 남기고 매각한 셈이었다.
 
경영 위기를 담보로 헐값에 사들인 외환은행을 단기간 내에 비싼 값으로 되팔아버린 론스타의 이런 모습을 보고 국내에서는 거센 비난이 일기도 했다.
 
보통은 회사의 지분을 확보하고 계속해서 경영권을 행사하려는 것이 일반적인 대주주의 행보였지만 론스타는 오히려 회사를 단기적인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취득한 회사를 단기간 내에 다시 판 것일까? 론스타가 사모펀드라는 점을 진즉에 알았다면 당시 우리에게 낯설었던 이들의 행보는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흔히 사모펀드로 불리는 PEF(Private Equity Fund)는 넓게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공동 운용하기 위한 투자 수단의 일종으로 전문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 재산을 운용한다는 점에서는 일반 펀드와 같다,
 
하지만 ‘Private(사모)’과 ‘Equity(지분)’라는 용어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일반 펀드와 구분되는 고유한 특성도 가지고 있다.
 
PEF와 일반 펀드가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자금의 모집 방식... 일반적인 펀드는 공개적으로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는 공모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기 때문에 자산이나 거래 경험 등 투자자 자격에 별다른 제한이 없고, 불특정 다수의 참여가 가능하다.
 
이에 반해 PEF는 자금력이 풍부하거나 전문적인 투자 경험을 갖춘 소수의 투자자만 비공개로 모집하기 때문에 ‘사모’라고 부른다.
 
이런 사모펀드는 전문적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일반 펀드에 적용되는 법적 규제도 피할 수 있고, 보다 자유롭게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투자 대상으로 일반 펀드는 증권이나 상품, 부동산 등 다양한 대상에 투자하여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지만, PEF는 그중에서도 주식으로 대표되는 지분 투자를 주된 투자 대상으로 한다.
 
이런 방식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거나 사업 구조 개편 후에 매각을 통해 막대한 투자 이익을 얻는 것이 PEF의 주된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