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그가 궁형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마천. 그가 궁형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파리넬리’는 실존했던 성악가 파리넬리의 일대기인데, 파리넬리는 카스트라토 성악가였다. 카스트라토는 변성기가 되기 전에 거세, 소년의 목소리를 유지하는 남성 가수...

 

16~18세기 유럽 교회나 오페라에서는 여성이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었기 때문에 여성의 음을 내는 카스트라토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러나 19세기 이후 교회에서 비인간적인 행위를 금지하면서 카스트라토는 감소했는데, 영화 속에서 파리넬리는 거세 후유증으로 아편 중독자가 된다.

 

역사학자에 의하면 인류 역사 속 거세의 기원은 전쟁포로에게 시행한 것이 최초라고 말하는데, 이는 대를 끊어 적을 절멸하고, 적의 여성을 차지해서 노예로 부리기 위해서라고...

 

중국에서 거세는 ‘궁형(宮刑)’이라고 불렸는데, 사형과 발뒤꿈치를 자르는 월형(刖刑), 코를 베는 의형(劓刑), 얼굴이나 팔뚝 등의 살을 베어내고 죄명을 찍는 경형(黥刑)과 함께 5대 형벌 중 하나였다.

 

궁형은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에 가하는 형벌로 남성은 생식기를 거세하고, 여성은 질을 없애 자손을 낳지 못하도록 했다.

 

이렇게 궁형을 받은 남성은 환관으로 일하기도 했는데, 부를 위해 스스로 환관이 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의 중국 산시성 사관 집안에서 태어난 사마천(司馬遷)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역사서를 완성하는 것을 자신의 삶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견문을 넓히기 위해 전국을 답사했고, 무제(武帝)를 수행, 중국 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유학뿐만 아니라 천문학과 역학, 도가 사상까지 공부했는데, 이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는 그가 역사서를 집필할 때 많은 도움을 준다.

 

BC 99년 흉노 토벌에 공을 세웠던 이릉(李陵) 장군이 어쩔 수 없이 흉노에게 항복하자 사람들은 그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때, 무제는 사마천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이릉을 변호했던 그의 대답은 무제를 분노하게 했고, 이릉이 흉노에서 관직을 받았다는 소문이 들리자, 무제는 이릉의 가족을 모두 죽이고 사마천을 감옥에 가둔다.

 

그리고 역적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사마천에게 사형을 명했는데, 당시 그는 역사서를 집필하던 중으로 목숨을 부지할 방법은 두 가지뿐이었다.

 

하나는 50만 전이라는 엄청난 돈을 내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궁형을 받는 것으로 돈이 없던 그는 궁형을 선택했고 감옥에서 풀려난다.

 

그가 치욕스러운 궁형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집필하던 역사서를 완성하기 위해서였고 그렇게 완성된 역사서가 바로 ‘사기’다.

 

‘사기’는 중국의 전설 속 황제 시대부터 자신이 살았던 한나라까지 약 2,000년을 다룬 역사서로서 여러 왕조들의 탄생과 몰락에 따른 다양한 인물들을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