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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주아, 성벽 안에 사는 사람.

화별마 2023. 10. 30. 16:44

부르주아 이미지

부르주아, 성벽 안에 사는 사람.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근교에 있는 돌궐제국의 명장 톤유쿠크의 비문을 보면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어 역사적 교훈을 준다.

 

로마제국의 전성기 무렵, 제국 내의 모든 속주는 로마 가도에 의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3세기 이후 게르만족의 침입이 빈번해지자 로마는 도시 주변에 성벽을 세우고 성벽 안으로 들어가 살지만, 결국 476년 게르만족의 이동으로 로마는 역사에서 사라진다.

 

제국의 새로운 주인이 된 게르만족도 성벽을 짓고 성벽 안에서 살았는데, 그들은 정착하는 지방마다 자신들의 언어로 이름을 붙였다.


그렇게 정착한 지방마다 이름을 붙인 결과, 독일 지방에는 HamburgHeidelberg, 프랑스에는 StrasbourgCherbourg, 영국에는 EdinburghPeterborough 같은 성벽 도시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들 성벽 도시의 이름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형태가 있는데, 도시 이름에 붙어있는 burg, berg, borough 등으로 모두 성벽을 의미했다.

 

근대에 들어 시민사회의 선구자로 등장한 부유계층을 부르주아라고 불렀는데, 부르주아라는 말은 프랑스어로 성벽을 의미하는 bourg에서 유래했다.


또 프랑스어의 접미사 -ois는 한 나라나 도시에 사는 주민을 가리켰는데, 예를 들어 중국은 chine, 중국인은 chinois로 표기하는 식으로  bourg에 접미사 -ois를 붙여 성벽 안에 사는 사람을 의미하는 부르주아(Bourgeois) 가 탄생한다.


중세 유럽의 성에는 영주와 그의 가족이 살았고 성의 주변에는 관리와 하인들이 거주하면서 영주와 그의 가족까지 보필했다.


그러나 관리들은 비록 귀족은 아니었지만, 학식과 기술을 모두 겸비한 계층이었고, 어느 정도 경제력도 지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중세 사회에서 근대 시민사회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이들이 상업 자본가로 가장 먼저 변신한 계층이 되었고 부르주아로 불리게 된 것...


하지만 산업사회가 본격적으로 도래하자 부르주아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계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