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경제 잡학

반드시 서울에다 집을 사라고 말하는 이유는?

화별마 2023. 7. 2. 12:15

강남 아파트 사진

 

반드시 서울에다 집을 사라고 말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집을 사려면 서울에다 집을 사라고 말한다. 왜 반드시 서울에다 집을 사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경제적으로 어떤 이득을 볼 수 있길래 서울을 고집하는 걸까?

 

우리가 배운 경제학은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애덤 스미스에서부터 시작이 되는데, 그가 평생 독신 생활을 하며 10년 동안 쓴 저서가 바로 국부론’... 이 책은 경제학에서 성경과 같은 대접을 받는 책으로 후세 경제학자들에게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주었다.

 

애덤 스미스가 평생의 화두로 생각한 것은 단 하나... 어떻게 하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가였는데, 그가 찾아낸 해답이 바로 분업이었다. 그는 핀 만드는 것을 예로 들면서 분업의 효율성을 설명한다.

 

국부론을 보면 첫 번째 사람은 철사를 내리고, 두 번째 사람은 철사를 곧게 펴고, 세 번째 사람은 철사를 끊는 등 핀 만드는 작업을 18개 단위로 나누어 해보니 하루에 20개도 못 만드는 핀을 무려 4,800개나 만들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이것이 바로 분업의 힘’...

 

그러면 애덤 스미스의 분업과 서울에 집을 사는 것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일단 분업을 하려면 사람이 한 장소에 모여 살아야 한다. 그래야 분업이 가능하기에 도시로,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이고, 도시가 커지면 커질수록 분업의 이익도 커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찾아 서울로 몰려드는 것이다.

 

누군가 작은 시골 마을의 대장장이라면 쇠로 만드는 모든 종류의 제품을 혼자 만들어야 한다. 인구가 적은 곳에서는, 오로지 못만 만들어 파는 직업은 존재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못을 하루에 1,000, 1년이면 30만 개의 못을 만들 수 있지만 작은 시골 마을에서는 1년에 1천 개도 소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하루 작업량도 소비할 수 없는 작은 마을이라는 조건에서는 분업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처럼 분업의 정도는 도시의 크기에 따라 그 크기가 정해진다.

 

이런 분업의 힘에 따라 서울로 인구가 집중되고 서울이 발전하다 보니 지방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정치인들이 이런 상황을 모르는 척할 수 없는 이유는 서울 사람이나 지방 사람이나 11표라는 것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수도권 억제법 같은 법을 만들어 지방 활성화를 외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나라를 평등하게 만들지 모르지만, 우리나라가 부자가 되는 속도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수반한다.

 

이미 이런 문제를 인식한 선진국에서는 70년대와 80년대에 수도권 억제 정책을 폐기했는데, 그 이유는 지구촌이 글로벌 경제 환경으로 바뀌면서 이제는 각 나라의 도시끼리 경쟁하는 시스템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 된 시대... 뉴욕이나 프랑크푸르트, 홍콩, 런던이 서로 최고의 국제금융도시가 되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경우, 영국의 수도 런던만 인구가 늘고 커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분업의 이익이 가장 크기 때문이고 그다음으로 교육 문제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런던에 좋은 사립학교가 많아서 공교육에 회의적인 학부모들이 런던으로 몰린 것... 지금은 슈퍼 도시가 전성시대다. 슈퍼 도시만 점점 커지고 집값 상승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한때 지방에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만들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목으로 서울에 있는 공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한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이 있었다. 이 정책은 세상을 평등하게 만들수는 있지만, 국가 시스템을 비효율적이고 비경제적으로 만들었다.

 

이런 수도권 억제 정책은 일시적으로 서울 집중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중력 법칙처럼 결국다시 서울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KTX가 처음 생겼을 때를 생각해 보라. 부산에 사는 사람들이 임플란트를 하기 위해 강남의 치과로 왔고 병원뿐만 아니라 백화점에서의 쇼핑도 서울에서 했다. 이런 일은 신분당선이 생겼을 때도 비슷했다. 분당 정자역 부근 상가는 신분당선이 생기면 장사가 더 잘 될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신분당선이 개통되자 정자역의 상권은 망해버렸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기 위해 신분당선을 타고 강남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울 집중화와 발전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래서 서울에 집을 사야 한다고 말을 하는 것이다. 잠시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 서울이기 때문이다. 승부처는 언제나 서울이라는 점은 어떤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