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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습니까? 무속과 미신의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

화별마 2023. 7. 2. 07:29

미신 이미지

 

믿습니까? 무속과 미신의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

 

우리는 새해가 되면 신년 토정비결을 보기도 하고, 신문마다 '오늘의 운세'가 매일 실려 있다. 이렇게 21세기에도 사주와 점성술, 타로, 관상, 손금, 신점, 풍수지리 등을 여전히 믿기도 하고 재미로 보기도 한다. 로마의 유명한 트레비 분수에는 해마다 13억 원가량의 동전이 쌓이는데, 분수 안에 동전을 던지며 사람들은 자신의 간절한 소망을 기원하기 때문이다.

 

21세기, 과학과 이성의 시대에 왜 우리는 아직도 미신을 믿을까? 미신은 인류가 탄생했을 때부터 존재했다. 왜냐하면, 당시 인류의 삶은 많은 부분이 으로 결정되었기 때문인데 불안정한 기후와 시시때때로 덮치는 더위와 추위, 호시탐탐 노리는 맹수 등등, 떠돌며 수렵 채집을 하던 인간에게 밤을 무사히 지새우고 아침 태양을 보는 일은 그야말로 천운이었던 셈...

 

그런가 하면 프랑스의 쇼베 동굴 벽화는 5,000년의 시차를 두고 대를 이어 조금씩 그려졌는데, 인간은 왜 그토록 긴 시간 동안 동굴 깊숙한 곳에 들어가 그림을 그렸을까? 미신 같은 집단적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

 

알렉산더 대왕과 작가 아서 코난 도일, 도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명성황후와 삼성의 이병철 회장,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미신에 심취한 사람들이다.

 

알렉산더 대왕은 점쟁이를 불러 자신의 손금을 보게 한 후, 세상을 제패할 손금인지 묻는다. 점쟁이가 세상을 제패하기에는 손금이 다소 짧다고 말하자, 그는 그 자리에서 칼을 꺼내 손바닥을 그어 손금을 늘리고, 과학적 유물론자이자 철저한 회의론자인 셜록 홈스의 아버지 아서 코난 도일 역시 영매를 통해 영혼을 불러오는 강신술의 열렬한 신봉자였다.

 

또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부부도,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을 계기로 점성술사를 백악관에 들여놓고, 낸시 여사는 정기적으로 점성술가 퀴글리의 조언을 들었는데, 퀴글리는 달력에 길일과 흉일을 체크해 보좌관에게 건넸고, 보좌관은 그걸 보고 대통령의 스케줄을 정했을 뿐만 아니라, 점성술가의 점괘를 보고 대통령은 일정을 취소했으며 심지어는 정상회담 시간까지 바꾸었다.

 

그런가 하면, 명성황후 옆에는 무당 진령군이 있었으며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관상면접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았다.

 

미래를 잘 아는 그대는 다른 사람의 운명을 예언할 수 있다는데 그대 자신은 앞으로 얼마나 더 살게 될 것 같은가? 루이 11세가 점술가에게 묻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태연하게 대답한다. 하늘의 별자리를 보아하니 저는 폐하보다 사흘 먼저 죽을 것입니다. 이후 루이 11세는 점술가의 건강에 문제가 없도록 늘 관심을 갖고, 보살폈다고...

 

20세기 초, 일본군이 전투기 조종사를 뽑을 때도 손금이 점수에 포함되었으며, 서양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라이프니츠는 주역의 음과 양을 숫자에 적용해 이진법을 고안했다. 주역이 지금의 디지털 문명을 탄생시킨 것처럼, 인류의 역사까지 바꿔놓은 미신이라는 존재...

 

과학은 인간의 진화 과정을 밝혔고, 달 표면에 인류의 발자국도 새겼다, 이런 과학의 시대에도 세상에는 많은 미신이 존재하고 미신은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아닌지와는 무관하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 우리가 믿고 싶은 거라면 무엇이든 믿는 존재라는 고대 그리스 정치가 데모스테네스의 격언처럼 우리는 기원전 4세기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지금도 기꺼이 속으며 살고 있다.

 

그러나 미신을 믿는다고 비웃음을 당할 걱정도, 그렇다고 맹신할 필요도 없다. 틀리든 말든 믿는 사람들이 있고 매일매일 운세 사이트에 흥미를 느낀다 해도 이는 개인적 취향일 뿐이니까. 요즘 세상에 누가 미신을 믿느냐고 말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미신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믿습니까?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