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의 짝짓기 전략, 본질적으로 다른 이유는?

 

남성과 여성의 짝짓기 전략, 본질적으로 다른 이유는?

 

인간 역시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인간을 관찰한 동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는 ‘털 없는 원숭이’(The Naked Ape)라는 책을 썼다. 그는 그 책에서, 한 쌍의 남녀 관계는, 대부분 성적 호기심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지만, 성적 호기심을 억누를 만큼 강하지는 않다며 강력한 성적 각인은 결혼한 부부를 결합시켜 주지만, 외도에 대한 관심까지 없애주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또 진화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버스가 쓴 책, ‘위험한 열정, 질투(The Dangerous Passion)’를 보면, 인간은 두 가지 위험한 열정을 품고 있는데, 하나는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며 성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욕망이고, 다른 하나는 분노와 모욕감, 불안, 두려움, 슬픔 등과 관련한 강력한 감정인 질투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남성과 여성의 새로운 짝짓기 전략은 본질적으로 다른데, 여성의 경우, 헌신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감정적 관계와 사랑을 중심으로 헌신을 확인하려는 반면, 남성의 경우는 성 상대를 다양하게 가지려는 욕망을 진화시켜 왔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원하는 여성의 욕망에 위반해서 남성과 여성 간에 심각한 갈등을 일으킨다고...

 

실제로 남성과 여성은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성행위를 했다는 것과 감정적 교류를 했다는 것에 대해 큰 차이를 보인다. 대부분의 남성은 애인 또는 아내가 다른 남성과 감정적인 유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성행위를 했다는 것에 더 큰 분노를 느끼는 반면, 여성은 애인 또는 남편이 다른 여성과 성행위를 했다는 사실보다 감정적 친밀감을 나눈 것에 더 큰 배신감을 느낀다는 것...

 

그리고 외도에 관해서 30년 이상 연구를 해 온 어느 심리학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도는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며, 사이가 나쁜 부부만 외도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적으로 매우 충실한 사람도 외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처음부터 작정하고 외도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대개는 상황이 그렇게 만든다고 말하는데, 예를 들어 배우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보다 직장에서 이성끼리 장시간 마주 보고, 커피 마시고, 팀워크를 이루어 함께 프로젝트에 열중하고, 일의 성과에 고조되거나 실망하기도 하는 감정적 롤러코스터를 타게 되고, 때로는 야근이나 출장까지 같이 가다 보면, 자연 배우자와 거리보다 훨씬 친밀한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또 실제 상담을 해보면, 돈 쓰는 문제, 여가나 휴가, 애정 표시, 친구나 주변 사람에 관해서, 섹스, 가치관과 생활방식, 인생관, 양가 부모나 친·인척 문제 가운데, 어떤 영역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도 다른 어떤 영역에서는 서로 욕구에 무심했거나, 억압했거나, 불충실했을 경우, 문제가 있음에도 직면하기가 두려워서 또는 다른 일을 우선시하느라 미뤄두다가 외도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결국, 진화 심리학자의 연구 결과이든, 전문 상담자의 상담 결과이든, 부부 서로 간에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있으면 외도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 동양적인 의미로, 어떤 알 수 없는 인연에 의해 맺어진 부부라는 관계... ‘있을 때 잘해’라는 우스갯소리가 가슴에서 크게 울리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