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지연, 당신의 행복은 현재 혹은 미래?

 

만족 지연, 당신의 행복은 현재 혹은 미래?

 

동화 ‘개미와 베짱이’ 속 개미는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뜨거운 여름날, 쉬지도 않고 일해서 추운 겨울을 풍족하게 보낸다. 심리학에서는 개미의 이런 행동을 ‘만족 지연’이라고 부르는데,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이 심리학 용어는 미래의 만족을 위해 현재의 만족을 잠시 미루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미셸 박사는 4~6세의 아이들을 한 명씩 방으로 데려가서 마시멜로를 나누어주고 15분 후에 방으로 다시 오는데 만약 그때까지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리면 상으로 마시멜로를 하나 더 주겠다고 약속했다.

 

미셸이 방을 나가자 마시멜로를 바로 먹어버리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15분을 꾹꾹 참고 결국 마시멜로를 하나 더 받은 아이들도 있었다.

 

실험이 끝나고 미셸은 실험에 참여했던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14년 동안 관찰했더니, 15분간 마시멜로의 유혹을 참아낸 아이들이 마시멜로를 바로 먹은 아이들보다 학교 성적도 훨씬 높았고 교우 관계도 원만했다.

 

실험에 쓰인 마시멜로는 ‘유혹’을 상징하고 ‘마시멜로가 먹고 싶다’는 욕구를 참는 것은 ‘인내력’을 말하는데, 동화 속 개미가 여름에 당장 쉬고 싶은 마음을 참은 것과 같다. 이 마시멜로 실험은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 ‘고통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등 많은 격언과도 일치해서 화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선생님이 나가자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들은 평생 유혹에 잘 넘어가고 인내력이 약한 사람일까?

 

스탠퍼드대학의 반두라 명예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을 네 집단으로 나누고 모두에게 자전거 운동을 시켰다. 첫 번째 집단에게는 운동 목표와 피드백을 주지 않았고 두 번째 집단에게는 목표만 세 번째 집단에게는 피드백만을 주었지만, 네 번째 집단에게는 목표와 피드백 모두 주었다.

 

실험 결과, 목표와 피드백 모두 주었던 네 번째 집단에서 자전거 운동 시간의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에 맞춰서 운동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때 인내력이 크게 향상된 것... 즉 인내력은 키울 수가 있다.

 

그런데 마시멜로의 실험대로 삶의 초점을 미래에 맞추고 현재의 행복을 미루는 것이 과연 올바른 행동일까? 소련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사람은 살려고 태어났지, 삶을 준비하려고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미래에 대한 지나친 준비는 현재에 대한 낭비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어쩌면 동화 속 개미는 추운 겨울을 대비하려고 뜨거운 여름날 쉬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일만 한 것을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른다. 자신이 덜 행복했던 것은 항상 현재의 행복보다는 미래의 행복만 위해 살았기 때문이라고...

 

반면 베짱이는 현재의 행복에 더 집중하며 살았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추운 겨울날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신세였지만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며 여름을 보냈기 때문이다.

 

‘사막별 여행자’이라는 책에서는 20대가 벌써 50대 이후의 삶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넛지’라는 책에서는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는가? 아니라면 당장 책을 덮고 서둘러라’라고 말하며 미래의 행복에 방점을 찍는다.

 

이렇게 우리의 삶에는 정답이 없다. 정답을 모른다면 궁극적으로 자신의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당신의 행복은 현재에 있는지, 미래에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