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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물의 신을 상대로 사기 친 음식.

화별마 2023. 7. 13. 15:11

만두 사진

만두, 물의 신을 상대로 사기 친 음식.

 

기원전 30세기경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에서 밀을 대량 재배했다는 기록을 보면 만두가 중국의 음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학자들에 의하면 만두는 페르시아에서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의 한나라로 전래가 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물이 부족한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는 화덕에 굽거나 튀기는 방식으로 변형되었고,

 

중국 문화권에서는 삶고 찌는 조리법과 결합, 찌는 방식은 만터우(饅頭), 삶는 방식은 탕빙(湯餅)으로 발전했다고...

 

처음 중국인들은 만두를 이민족의 밀가루 음식이라는 의미로 후빙(胡餠)이라 불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중원의 음식으로 정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밀가루 피에 단팥 등을 넣은 것을 찐빵이라 부르고, 고기와 두부, 채소 등의 소를 넣어 조리한 음식을 흔히 만두라고 부른다.

 

그런데 우리는 통칭 만두라고 부르지만, 중국이나 일본에선 교자(餃子)라 해서 만두(饅頭)와는 구분해서 부르는데, 우리보다 더 세분화해서 분류하는 편...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바로 만두...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평안도와 함경도 등 북쪽 사람들이 즐겨 먹던 별미다.

 

우리나라에 만두를 전해준 것이 중국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는데 만두(饅頭)라는 단어 자체가 일단 한자이고 만두에 얽힌 이야기도 중국의 역사에서 찾을 수가 있기 때문...

 

삼국지를 읽어보면 촉한의 승상 제갈량이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풍랑이 심해 강을 건널 수 없게 되었다.

 

그 이유를 남만인과 맹획에게 물어보자 49명의 머리를 바쳐야 남만 정벌에서 죽은 사람들의 영혼도 위로하고 분노한 강물의 신도 달랠 수 있다고 하자, 겁에 질린 병사들과 신하들은 인질로 잡힌 오랑캐의 머리를 바치자고 했다.

 

원래 산 사람의 목숨을 바쳐야 했지만, 제갈량은 이미 남만을 정벌하며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데 어찌 또 죽이냐며 반대하면서 대신 사람의 머리 대신 밀가루를 반죽해서 머리처럼 둥글게 떼어내 그 안에 쇠고기와 양고기, 돼지고기와 야채를 넣고 싸서 그것을 공물로 제사를 지냈더니 강의 신이 노여움을 풀었다는 일화 속에서 만두가 등장한 것...

 

이 일화에서 남쪽 오랑캐 남만(南蠻)의 머리라는 만두(蠻頭)가 유래했다는 내용이 송 대에 쓰인 책 사물기원(事物紀原)에 기록으로도 나온다. 그런데 蠻頭(오랑캐의 머리)라고 쓰니까 너무 직설적이라 瞞頭(속이는 머리)라고 바꿔쓰면서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

 

제갈량이 만두라고 직접 이름을 붙였다는 기록도 있지만, 당시에는 다른 만두가 이미 흔해서 남만 원정 중에 만두와 유사한 음식을 알게 되어 이를 제사용으로 쓰면서 본격적으로 중원에 보급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일화가 사실이라면 만두를 가지고 물의 신을 상대로 모른 척 사기를 친 셈... 그리고 결론은 기만(欺瞞)하다에서 만()과 머리 두()를 합쳐서 만두가 탄생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