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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대의 여성 사업가. 그녀들은 어떤 일을 했을까?

화별마 2024. 1. 9. 11:18

로마시대 여성 사업가 이미지

로마 시대의 여성 사업가. 그녀들은 어떤 일을 했을까?

 

처음 로마 여성들은 사교나 사업 목적의 만찬과 연회에 동석하지 못했는데, 그리스 아테네와 마찬가지로 남성들의 모임에서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마 제국이 정복 전쟁을 통해 지중해 지역으로 세력을 넓히고, 멀리 동방으로까지 무역을 확대하자 여성들의 사회활동 범위가 넓어졌고 그 결과 여성이 저녁 만찬이나 연회와 같은 콘비비움에 동석하게 된다.

 

또 로마의 남성들은 전쟁을 비롯, 여러 이유로 장기간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재산을 지키고 사업 결정을 내리는 일은 아내의 몫이 된다.

 

서기 79년 베수비우스 화산 폭발로 화산재에 파묻히기 직전, 로마 최대의 상업 도시였던 폼페이에서 가장 활발했던 사업 아이템이 있었다.

 

그것은 로마인의 식탁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았던 생선 젓갈, 가룸이었는데, 생선 젓갈은 로마 경제를 이끌었던 대규모 식품 산업...

 

폼페이에서 발견된 생선 액젓을 담았던 항아리 암포라 중에서 약 30퍼센트 이상에 움비치아(Umbichia) 패밀리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는데, 폼페이에서 가룸의 생산과 유통업체를 경영했던 인물이 바로 움비치아 포르투나타라는 여성이었다.

 

한편 금융업을 운영하는 여성 금융인도 있었는데, 폼페이에서 발견된 대형 난로에는 포파에아디치디아라는 두 여성 사이의 채무 관계에 대한 기록이 새겨져 있었다.

 

포파에아가 돈을 빌리며 담보로 두 명의 노예를 양도한다는 내용인데, 여기에는 전 주인 디치디아의 보호자가 형식상의 중개업자로 개입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두 여성 사업자 사이의 직접적인 금융 거래였다.

 

그런가 하면 여성 부동산 개발업자도 있었는데, 폼페이의 비즈니스와 관련해 가장 널리 알려진 여성은 율리아 펠릭스’...

 

기록에 의하면 폼페이 원형 경기장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의 한 블록이 그녀의 부동산이었는데, 이곳 건물에는 그녀가 상류층을 상대로 개인 목욕탕과 상점, 술집 등을 5년간 임대한다는 내용의 사인이 새겨져 있다.

 

이밖에도 1세기 초 클라우디우스 황제 시대에 남편과 함께 곡물 운송 선박을 운영했던 여성에 대한 기록을 비롯해 폼페이 유적에서는 심심찮게 여성 기업인들의 활동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로마 시대에도 속주 관리나 전쟁, 또는 사업 관계상 외지에서 장기간 머무는 남편이나 부친을 대신해서 여성들이 집안과 사업을 관리했던 것...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로마 제국 전성기에는 아이들도 저녁 만찬에 참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현대의 재벌 2세들이 경영 수업을 받는 것처럼 어렸을 때부터 상류사회의 사교를 가르치기 위한 조기교육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