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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노출 효과, 자주 보면 호감과 정이 든다.

화별마 2023. 10. 7. 15:36

단순 노출 효과 이미지

단순 노출 효과, 자주 보면 호감과 정이 든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Zajonc)는 새로운 대상에 자주 접촉할수록 호감이 증가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단순 노출 효과'라고 불렀다.

 

자이언스는 한자(漢字)를 모르는 미국 대학생들에게 몇 가지 한자를 보여주는 실험을 했는데, 어떤 한자는 반복해서 보여주고 어떤 한자는 딱 한 번만 보여주었다.

 

이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한자의 뜻을 몰랐지만, 자주 본 한자일수록 좋은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단지 반복해서 보여주어 문에 익숙해졌을 뿐인데 이런 효과가 나타난 것...

 

이런 상황은 사람을 만날 때도 비슷해서 길에서 이성을 처음 보자마자 바로 말을 걸기보다는 얼굴을 익힌 다음에 말을 걸면 경계심도 줄고 반응도 따뜻해진다.

 

프랑스 에펠탑은 1889년에 개최된 파리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건축물로 지금은 파리의 대표적 상징물이자 랜드마크다.

 

그러나 설립 초기에는 시민들과 예술가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당시 파리는 5~6층짜리 고풍스러운 고딕 양식의 석조 건물로 이루어진 도시로 300m 철탑은 흉측해서 도시미관을 해치며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예술적 취향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추악한 고철 덩어리라거나 천박한 이미지의 철골 구조물, 공장의 굴뚝같은 형태의 공업기술을 예술의 도시 파리에 끌어들인 졸작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에펠탑 주변 샹 마르스 지역 주민들은 주거환경을 해친다며 소송까지 했는데, 1887214일 파리의 작가, 화가, 조각가, 건축가들은 '예술가의 항의'라는 글을 발표, 공식적으로 건립을 반대했다.

 

모파상의 경우 에펠탑이 완공되면 파리를 떠나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지만, 결국 파리시는 20년 후 철거하겠다고 타협을 한 뒤 건설을 진행했다.

 

그러나 1889415일 탑이 완공되자 여론이 확 바뀌었다. 2년이 넘는 공사 기간 동안 매일 에펠탑을 지켜보면서 에펠탑이 눈에 익숙해지자 완공이 되었을 때는 매력적으로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20년의 기한이 만료된 1909년 에펠탑을 철거하려던 파리시는 이 계획을 철회했다. 파리의 명물로 자리 잡은 에펠탑을 해체하지 말라는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처음에는 관심도 없거나 혹은 싫어하던 대상도 계속해서 마주치는 경우 나중에는 친근해져서 호감을 갖는 것을 단순 노출 효과혹은 '에펠탑 효과'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