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 게임, 인간은 이기적? 이타적?

최후통첩 게임, 인간은 이기적? 이타적?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은 이기적일까? 아니면 이타적일까? 지금까지 많은 경제학자가 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행동에 대해, 게임과 실험을 통해 밝혀 왔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실험이 ‘최후통첩 게임’(Ultimatum Game)이다.

 

‘최후통첩 게임’이라는 실험은 인간이 경제적으로 무척 이기적이라는 일반적인 통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실험 결과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배려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에게 똑같이 대응한다는 인간의 심리 상태를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A와 B 중 한 사람에게 만 원을 준 다음, 그 돈을 두 사람이 어떻게 나누어 가질 것인가를 돈을 받은 사람이 정하도록 한다. 그리고 액수가 정해지면 그 액수를 상대방에게 제시하도록 하는 방법...

 

그러니까 A가 돈을 받은 사람이고, A가 제안한 금액을 B가 받아들였다면 그 돈은 서로 나누어 가져도 되지만, 만약 B가 그 금액을 거절한다면 그 돈은 다시 회수한다.

 

이런 규칙에서 당신은 상대방에게 얼마의 액수를 제시하실지? 여러분도 상대방에게 얼마를 제시했을 때, 받아들일지, 그 금액을 한번 생각해 보시길......

 

경제적 논리로 해석하자면, A와 B는 둘 다 이기적 경향을 지니고 있기에 두 사람 모두 자신에게 가장 큰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결정한다고 추론할 것이다.

 

즉, A가 5,000원을 제시하고 B가 받아주면 B는 5,000원을 얻게 되고 거부하면 1원도 갖지 못하는 것...

 

그런데 만약 A가 4,000원을 제시한다면 B는 어떻게 행동할까? 마찬가지로 그 제안을 받아들여야 B는 4,000원을 획득할 수 있고, 거부하면 1원도 받지 못한다.

 

1,000원을 제시해도 B는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제시한 금액을 거부해서 1원도 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이익이기 때문... 또 A가 100원을 제시해도 B는 받아야 한다.

 

그 이유는 각자 이기적인 상태에서 가장 합리적 전략이 A는 최소한의 금액을 제시하는 것이고 B는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2년, 독일 쾰른대학에서 4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는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게 나타났는데, 이 실험에서 학생들은 평균 3,700원을 상대방에게 제시했고 5,000원을 제안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고...

 

실험 결과, 제시한 금액이 30% 이하일 경우에는 상대방은 제시한 금액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원이라도 받으면 이득이 되는 상황에서도 평균 배분 몫이 30% 이상이 되지 않으면 상대방은 기꺼이 그 금액을 포기했다는 결론... 이 실험은 그 후에도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그 결과는 거의 동일했다.

 

자신이 많은 이익을 갖기 위해 1,000원을 제시하고 9,000원을 가지려는 제안에 대해 상대방은 단호하게 거절했는데, 자신이 얻을 수 있는 1,000원을 과감하게 포기함으로써 상대방도 9,000원을 갖지 못하도록 대응을 한 것...

 

모르긴 해도 단호하게 A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B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을 것이다. ‘자네가 나를 우습게 보고 있구먼...... 내가 1,000원짜리로 밖에 안 보여? 나는 1,000원 안 받아도 좋다. 하지만 너도 마찬가지로 9,000을 포기해야 할 걸...’

 

이 실험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무척 이기적일 것 같지만 나름대로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것과 자신을 무시하면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언젠가는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잘해주는 만큼 상대방도 나를 그렇게 대해 준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