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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인간 생존에 필수요소일까?

화별마 2023. 7. 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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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인간 생존에 필수요소일까?

우리나라에서는 223초마다 한 건의 사기 사건이 일어난다는 통계자료를 본 적이 있다. 따라서 사기 사건이 가지는 속성이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보면, 그만큼 우리 사회는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는 셈...

 

거짓말을 싫어한다고 하면서 그렇게 거짓말을 많이 하는 사회가 지금의 우리 사회인데, 그렇다면 거짓말을 싫어하는 우리는 하루에 몇 번의 거짓말을 할까? 또 인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거짓말 전문가 파멜라 메이어는, 그가 쓴 거짓말 알아채기에서 인간은 하루에 10~200회 정도의 거짓말을 하고, 누군가와 첫 대면을 하는 최초의 10분 동안 평균 3회의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또 어느 전문가는 8분마다 거짓말을 한다고 했는데, 거짓말을 연구한 학자마다 인간의 거짓말 횟수에 대한 편차는 있지만, 하루에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실 인간은 사회적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 거짓말부터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심각한 거짓말까지 매일 상황에 따라 밥 먹듯이 거짓말을 한다.

 

심지어 거짓말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쓴 찰스 포드는 거짓말은 본능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다양한 종의 동물들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 상대를 속이는데 이는 거짓말이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새 중에서 파수꾼 역할을 하는 새의 경우, 외부의 적이 침범하면 경고 소리를 통해 무리를 안전하게 피하게 하지만, 먹이가 충분하지 않을 때는 무리가 흩어지도록 거짓 경고 소리를 낸 후, 자기가 먹이를 차지한다고...

 

마찬가지로 인간도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구하거나 혹은 타인의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하는 것이 생존본능이라는 것인데, 따라서 인간은 거짓말을 잘하거나, 거짓말 탐지를 잘해야만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인지적이고 정신적인 힘이 선택적 진화를 했다는 것...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 자신의 거짓말은 발각되지 않도록 정교하게 하고, 타인의 거짓말은 금방 간파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타고난 숙명인지도 모른다.

 

그러면 왜 정치인은 거짓말을 잘할까? 정치인의 거짓말이 유독 주목과 관심을 받는 것은 이들이 공인(公人)이기 때문... 보통 사람들이 매일 하는 거짓말은 그 범위나 파급효과가 작지만, 공인인 정치인은 제로섬 게임인 선거에서 당선해야 하기에 법적인 안에서 각종 속임수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

 

미세한 표정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심리학자 에크만 박사는 정치든 외교든 본인이나 자국의 이득을 위해 상대방에게 거짓 믿음을 주고 또한 상대방의 속임수를 정확히 간파하는 능력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이론적으로 보면 거짓말 없는 정치는 불가능하다.

 

에크만 박사에 의하면, 거짓말에는 3가지 요소가 있는데, 첫째는 의도성이 있다는 것... 거짓말은 상대방을 속이겠다는 의도를 미리 계획한 고의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말하는 사람이 진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어떤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의식적으로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르고 하는 거짓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셋째는 거짓말의 표적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거짓말의 표적이 되는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을 속인다고 의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그런 의도를 읽을 만한 어떤 사전 언질도 받지 못한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서 그들을 거짓말쟁이로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앞으로 이 3가지 요소를 따져보면서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한번 가늠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