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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과 영지의 만남, 득이 될까 독이 될까?

화별마 2023. 12. 21. 18:15

인삼과 영지 이미지

인삼과 영지의 만남, 득이 될까 독이 될까?


음식이나 의복, 주거방식 등 생활 속에 스며있는 조상들의 슬기는 우리들의 생각보다 훨씬 과학적이고 실용적이다. 그러나 이런 지혜를 몰라서 오히려 화를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요즘 많이 복용하는 인삼과 영지가 그런 경우다.

물론 드링크제에 함유된 인삼과 영지는 소량이라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문제는 이런 배합을 보고 아무런 의심 없이 가정에서 인삼과 영지를 함께 넣고 달여 보리차처럼 마신다는 것...

인삼과 영지는 각각 놓고 보면 좋은 약이지만, 함께 달이면 오히려 좋지 않기에 한의원에서는 인삼과 영지를 절대로 같이 처방하지 않는다.

 

인삼은 기가 약하거나, 정신이 맑지 않거나, 기력이 탈진했을 때 등 쓸 수 있는 광범위한 약물로 본래 성질은 열이 많다.

 

따라서 차가운 체질의 사람에 적합하며 열이 많은 사람이 먹을 경우, 피부발진이나 두통, 복통, 설사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영지는 찬 약이므로 체내 열독을 다스려 혈액을 맑게 해 주고 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효능이 있다그래서 찬 체질인 사람이 먹게 되면 위장장애나 수족냉증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인삼과 영지는 효능이 전혀 다르고 적용되는 체질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두 약물을 섞는다면 그렇게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용량이 많아질 경우, 보이지 않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건강을 해칠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냉면집에 가보면 바로 냉면을 내오지 않고 우선 따뜻한 국물을 준 다음 냉면을 내놓는다또 냉면 속에는 무를 몇 조각 썰어 넣는데 어떤 집에서는 열무김치를 넣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냉면을 먹을 때는 대부분 겨자를 넣어 먹는다.

왜 이렇게 하는 걸까? 냉면은 메밀이라는 찬 성질을 가진 식물로 만드는데, 차게 먹어야 제맛이 나기 때문에 잘못 먹으면 속을 냉하게 해서 위장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따뜻한 국물로 속을 달랜 다음 열을 내는 겨자를 넣고 메밀의 독성을 해독하기 위해 무를 첨가, 음양의 조화를 도모한 것...

 

이렇게 섭생의 모든 것은 제대로 알고 먹어야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