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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어떻게 로마제국의 식탁을 바꾸어 놓았을까?

화별마 2023. 12. 26. 11:13

로마제국의 식탁 이미지

무엇이, 어떻게 로마제국의 식탁을 바꾸어 놓았을까?

 

세 차례에 걸쳐 지중해를 지배했던 카르타고를 물리친 포에니전쟁은 로마를 제국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어 준 전쟁이다.

 

기원전 264년에서 241년까지 계속된 제1차 포에니전쟁에서 거둔 승리를 바탕으로 로마는 카르타고의 무역 거점이자 지중해 최대의 농업지대인 시칠리아를 손에 넣어 속주로 삼는다.

 

그 결과 당시 최고로 질이 좋았던 곡물이자 고부가가치 상품이었던 밀밭을 확보했고 이때부터 로마인의 주식이 그동안 먹었던 보리죽에서 빵으로 바뀐다.

 

또 한니발 전쟁으로 불리는 기원전 247년에서 183년까지 있었던 제2차 포에니전쟁에서 로마는 카르타고를 몰아내고 스페인과 북아프리카를 차지한다.

 

이곳은 포도밭과 올리브 농장이 끝없이 펼쳐진 곳으로 지중해의 곡창지대와 함께 지중해 서부의 무역이 로마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되면서 로마인의 식탁에 와인과 올리브 오일이 등장하게 된다.

 

이어서 로마는 기원전 171년부터 168년 사이 그리스 여러 도시국가를 이끌었던 마케도니아 왕국의 페르세우스 왕과의 제3차 마케도니아전쟁에서 승리, 지중해 동쪽을 평정해서 터키에 이르는 지역까지 차지한다그로 인해 지중해 동쪽의 풍부한 어업과 농업 자원도 로마의 손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기원전 149년에서 기원전 146년에 걸친 제3차 포에니전쟁에서 로마는 카르타고를 완전히 멸망시키면서 이집트를 제외한 북아프리카 전체와 지중해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이 무렵부터는 로마에서 중산층과 서민들도 와인과 올리브를 곁들여 빵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단출했던 식탁이 생선과 젓갈 등으로 풍성해진다.

 

그로부터 약 100년의 세월이 지난 뒤 기원전 58년에서 51년 사이 로마의 카이사르가 갈리아 정복 전쟁을 통해 프랑스 갈리아와 영국 브리타니아 지역을 장악한다

 

이때 갈리아에서는 와인과 햄, 소시지 등의 육가공품을, 브리타니아에서는 상류층의 별미였던 굴이 대량으로 들어온다.

 

또 기원전 31년 클레오파트라를 물리친 악티움해전의 승리로 로마는 지중해 최대의 자원 창고인 이집트를 속주로 삼아 서민들까지 곡식과 빵을 무상으로 배급받는다.

 

이와 동시에 이집트 정복을 계기로 인도와의 해상 무역 항로가 열려 후추를 비롯한 각종 향신료가 로마로 들어와 로마인의 식탁 역시 진귀한 별미와 사치스러운 요리로 풍성해진다.

 

이렇듯 로마는 전쟁의 결정적인 고비마다 운명을 건 승부수를 던져 당시 최고 수준의 고부가가치를 지닌 자원을 확보하면서 로마인의 식탁을 화려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