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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정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동물일까?

화별마 2023. 7. 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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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정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동물일까?

 

2016년 개봉한 영화 빅쇼트(The Big Short)’2008년 세계 경제를 흔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통해 인간의 비이성적인 면을 알려준다.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은 시장 곳곳에 숨어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부도 신호를 알아채고 재빠르게 쇼트(공매도)’를 통해 20조 원이라는 거액을 챙긴다.

 

1929년 대공황이라는 비싼 수업료를 지급했던 미국 정부는 금융업계를 엄격하게 통제, 별 사고 없이 성장해 왔다.

 

그런 미국 금융권에, 채권 전문 투자은행 살로먼 브라더스에서 근무하던 루이스 라니에리라는 인물이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는데, 담보대출을 받은 주택 저당권을 묶어 MBS(주택담보대출 채권)라는 상품을 만든 것...

 

대부분 집을 살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 그리고 알뜰살뜰하게 저축해서 이자와 원금을 갚다 보면 부동산 가격이 올라 차액을 남기고도 대출금을 상환한다.

 

미국의 대출 신용등급은 프라임’ ‘알트-A’ ‘서브프라임으로 나뉘는데,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의 등급은 서브프라임’... 이 상품은 등급이 낮아 여러 개를 함께 묶어도 당연히 위험 상품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는 믿음 때문에, MBS 상품은 우량 상품으로 변신해서 금융권을 먹여 살리는 효자상품이 되었고 은행은 막대한 수익을 거둔다.

 

하지만 2001‘9·11 테러로 미국 경제가 침체 되자 미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으로 초저금리정책을 시행한다. 그러자 주택 대출은 늘어나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자고 나면 뛰어오르는 집값 때문에 저소득층까지 대출을 받고 집을 샀고, 은행은 MBS로 얻을 수익에 눈이 멀어 신용등급과 상환 여부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출해 주었다..

 

그 여파로 주택시장이 과열되자 정부는 금리를 올렸고, 원금은 물론 이자를 갚을 능력이 없는 서브프라임 등급의 서민들의 빚이 늘어갔다. 거기에 더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자 서둘러 집을 내놓았지만 구매자도 없었다.

 

대출 연체가 높아지면서 MBS는 감당 못 할 만큼 위태로운 상태가 되었다. 되돌아보면 모든 재앙의 원인은 얽히고설킨 인간의 끝없는 탐욕 때문...

 

2007년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뉴욕 금융가는 태평했다. 한쪽 눈을 잃은 펀드매니저 버리는 주식시장을 보는 안목이 탁월했는데, 어느 날 그의 눈에 무언가 감지된다.

 

그리고 MBS(주택담보대출 채권)를 구성하는 수천 채의 담보 주택 상태를 확인하다 경악을 한다. 놀람도 잠시, 그의 머릿속에는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가 대형 은행을 돌아다니며 모기지 채권 스와프라는 생소한 상품을 만들어 달라고 하자 은행들은 그가 얼간이 같고 조금 엉뚱하다는 생각을 한다.

 

모기지 채권 스와프는 모기지 채권 가격이 하락할수록 수익이 나는 채권으로 신용 부도보험같은 성격... 당시 주택이라는 담보물이 있는 모기지론의 부도는 짐작하기 어려웠다.

 

은행은 그를 조롱하면서도 ‘CDS(모기지 채권 스와프)’를 만들어 거액을 유치하고, 펀드매니저 버리는 자신의 전 재산은 물론 자신에게 돈을 맡긴 투자자들의 재산까지 모두 폭락에 베팅하는 일생일대의 모험을 한다. 매달 거액의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그의 투자 소식은 삽시간에 뉴욕 증권가에 퍼졌고 투자자들은 모기지 채권 스와프를 유지하기 위해 매달 지불하는 수수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투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난리였다.

 

하지만 그를 비웃는 사람들 사이에서 도이치뱅크의 버넷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챈다. 버넷은 자본주의 회의론자 마크 바움에게 연락해서 현재 담보대출 연체율이 4%인데, 8%가 되는 순간 부도난다며 10~20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CDS를 당장 사라고 한다.

 

혹시나 했던 마크 마움은 현장 조사를 나가 증권가에서 보는 주택시장과 일반 서민이 체감하는 주택시장은 너무 다른 것을 알았고, 또 갚을 능력도 없는 사람이 몇 채씩 집을 보유해서 연체율이 날로 높아진다는 것을 직감했다.

 

더욱이 이를 감독해야 할 은행 감독관은 딴짓만 하고 있어 당장 부도가 나도 이상할 게 없는 현실이었지만 신용평가기관들은 여전히 부실 상품에 AAA등급을 부여했다. 경쟁사에 거래 은행을 빼앗기는 것이 두려워 은행이 원하는 대로 신용도를 높게 부여한 것...

 

시장을 조작하고 교란하는 세력들로 채권 부도는 더디게 나타났고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고금리에 부동산 가격 하락이 더해지면서 대혼란이 일어난다.

 

대출이자 연체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금융회사들이 파산할 것을 예측한 주인공들은 대형 공매도를 내며 거액을 벌면서 무책임하게 이익을 추구한 은행과 증권사를 비웃는다.

 

그리고 늘 역사적으로 그랬듯이 그 피해는 오롯이 서민에게로 돌아갔다이렇게 인간은 자신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고통과 긴장을 줄이려고 하고 자존심을 세우려는 감정적인 행동을 한다.

 

따라서 인간 본성에는 믿고 싶은 것만 확신하는 확증편향 심리와 다른 사람보다 객관적이며 윤리적이라고 믿는 우월성 편향심리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