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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투자 심리와 900명 집단 자살의 공통점은?

화별마 2023. 7. 24. 09:02

묻지마 투자 이미지

묻지마 투자 심리와 900명 집단 자살의 공통점은?

 

짐 존스라는 인물은 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우는 극우 단체 KKK단원의 아들이었다. 그는 자신이 예수와 레닌의 화신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미국 캘리포니아에 종교 단체 인민 사원을 세웠다.

 

이 종교 단체는 가난한 사람과 실업자 그리고 마약 중독자 같은 소외 계층 사람들에게 차별 없는 새로운 세계가 온다는 말로 전도해서 많은 신도를 모았다.

 

그러나 그곳에서 생활하다가 도망 나온 신도들이 인민 사원에서 매질과 전기 고문, 마약, 성폭행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의혹이 점점 커져 갔다.

 

계속되는 신도들의 폭로와 사회적 비난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많은 사람이 교단을 이탈하자 궁지에 몰린 교주 짐 존스는 남아 있는 신도들을 데리고 남아메리카 북쪽에 있는 가이아나 정글로 도망치듯 떠나버렸다.

 

점점 이 문제가 파장을 일으키자 1978 11월 미국의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 레오 라이언 의원이 기자들과 인민 사원 탈퇴자들, 변호사로 구성된 조사단을 데리고 가이아나 정글로 갔다.

 

이들이 조사를 마치고 일행과 함께 정글을 떠나고 싶어 하는 신도 20여 명과 돌아오려고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이 총을 마구 쏘기 시작했다.

 

결국, 라이언 의원을 비롯한  6명이 사망했고 10여 명이 크게 다쳤는데, 이 소식을 들은 교주 짐 존스는 자신의 종교 단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직감한다.

 

그래서 모든 신도들을 모아 놓고 이제 다른 세상에서 다시 만날 시간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신도들은 교주의 지시에 따라 청산가리를 탄 레몬주스를 마셨는데, 직접 마실 수 없는 어린아이들은 부모들이 주사기로 독극물을 입안에 넣어 주었다

 

1978 11 18 신도 900여 명이 교주의 명령에 따라 집단으로 독극물을 마셨고, 이는 역사상 최악의 집단 자살 사건이었다. 몇몇 신도는 교주의 명을 거부하고 탈출했지만, 900여 명의 신도 대다수는 평온한 모습으로 별다른 저항 없이 세상을 버렸다.

 

어떻게 900여 명이나 되는 신도가 말도 안 되는 교주의 명령에 정글로 이주하고, 주변 신도가 죽는 모습을 태연하게 지켜보며 자기 자식에게까지 독약을 먹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을까?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광기 어린 행동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를 살펴보면 종교, 신념, 지도자에 대한 맹신 등 광기로 가득 찬 몇몇 사람들이 만든 비극적인 사건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전 세계 사람들은 인터넷 기술의 성장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IT 관련 기업 투자 붐이 일기 시작했다. 이 시기 전 세계 증권 시장은 IT 버블의 절정에 도달해 있었다..

 

해당 분야 기업들의 수익률은 10%, 20%, 심지어 50% 이상까지 끝도 없이 상승했는데, 애널리스트와 은행 및 증권 직원들은 닷컴 글자가 들어있는 기업에 투자하면 열 배, 스무 배의 수익이 보장된다며 끊임없이 투자자들을 부추겼다.

 

부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그러던 와중에 금융 시장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금융 잡지 배런스(Barron’s)는  IT 분야 기업들의 사업 모델을 모래성에 비유하며 투자의 위험성을 알렸다.

 

또 수익 악화로 현금이 고갈된 이른바 캐시 번(Cash Burn)’ 상태에 있는 기업 명단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투자 행진을 멈추었고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공황 상태에 빠져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거품도 순식간에 꺼져버렸다.

 

인간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이런 집단행동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