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심리 잡학

전쟁, 인간의 광기가 세상을 황폐하게 만든다.

화별마 2023. 7. 18. 16:46

전투 이미지

 

전쟁, 인간의 광기가 세상을 황폐하게 만든다.

 

잔인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거대한 이해의 충돌이 바로 전쟁이며, 전쟁은 정치적 수단과 도구이기도 하다. 군사이론가 클라우제비츠가 전쟁이란 단지 다른 수단으로 행해지는 정치의 연속일 뿐이라고 말한 것도 모두 그런 이유 때문이다.

 

1812624. 나폴레옹은 전 유럽 12개국에서 끌어모은 65만 명의 군병력을 이끌고 당당하게 러시아를 침공한다. 나폴레옹은 침공에 앞서 1개월 이내에 모스크바에 들어갈 것이며 6주일 안에 평화가 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나폴레옹이 그렇게 큰소리를 쳤던 이유는, 나폴레옹의 보병은 다른 나라 병사들이 1분에 70보를 걸을 때 120보를 걸을 정도로 진군이 빨랐고, 러시아인들은 우매해서 모스크바만 점령하면 항복을 받아낼 수 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투조프가 지휘하는 러시아군은 무슨 영문인지 계속해서 퇴각만 거듭할 뿐 나폴레옹 군과 도무지 싸우려고 하지 않았다.

 

당시 러시아 황제였던 알렉산드르 1세는, 나폴레옹 군이 빠르게 진격해서 설사 우리가 캄차카반도까지 물러난다고 해도 결코 항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나폴레옹이 자신의 무모한 계획이 어리석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까지 오로지 퇴각만 할 것이라 응수했다.

 

결국, 나폴레옹 군은 러시아의 여름철 무더위와 부족한 식량난, 음료수의 고갈 그리고 퇴각하는 러시아군과의 계속되는 크고 작은 전투 등으로 지칠 대로 지쳐만 갔다.

 

915일 악전고투 끝에 마침내 모스크바를 점령했을 때는 나폴레옹 군은 불과 11만 명뿐이었다. 거기에 러시아군이 파괴하고 떠나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모스크바에서 전쟁에 필요한 보급품을 조달하겠다던 야심 찬 계획은 말 그대로 완전히 물 건너가버렸다..

 

그리고 곧이어 영하 1030의 무지막지한 러시아의 동장군이 칼바람과 함께 나폴레옹 군을 시도 때도 없이 괴롭혔다. 여름에 파리를 출발한 나폴레옹 군이 변변한 방한 장비를 준비하지 못해 극심한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

 

1019일 더 이상의 싸움은 무모하다고 판단한 나폴레옹은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퇴각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이때 퇴각만 일삼던 러시아군이 돌변, 방향을 바꾸어 나폴레옹 군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가장 용감하다는 코사크 병들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끈질기게 나폴레옹 군의 앞길을 막았다. 12월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파리에 귀환한 나폴레옹 군은 굶주려 있었고 누더기를 걸친 겨우 수만 명의 거지군대로 변해 있었다.

 

이처럼 전쟁은 인간의 광기(狂氣)를 부추겨 암이 온몸에 전이되는 것처럼 사람과 세상을 황폐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