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게임, 난감해하거나 외면하는 심리 상태.
어느 늦은 밤, 어느 약국에 강도가 들어왔다가 주인에게 발각되어 두 사람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싸움 끝에 주인은 칼에 찔려, 죽임을 당하고 강도는 붙잡혔다. 누구나 당연히 사람을 죽인 강도가 나쁜 놈이라고 욕할 것이다.
그런데 그다음 날 아침, 조간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죽은 약사가 불치병에 특효인 어떤 약을 발명했는데,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의 아내가 그 불치병에 걸려 그의 남편이 전 재산인 100만 원을 가지고 약을 사러 갔지만 죽은 약사는 1,000만 원을 주지 않으면 절대로 팔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
그래서 결국, 그 남자는 밤에 약을 훔치기 위해 약국에 들어갔다가 그 약사에게 들켰고 두 사람 사이에 싸움이 나서 나중에는 살인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
그다음 날 아침, 조간신문에 또 이런 기사가 실렸다. 그 약사는 특효약을 발명하기 위해 전 재산을 탕진했는데, 그 때문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도 못했고 아내에게 이혼까지 당했다는 것...
그런데 그 불치병은 1,000만 명에 한 명 비율로 걸리는 희귀한 병이라 특효약이라 해도 많이 팔릴 수가 없었으며 약사가 요구한 1,000만 원은 그가 투자한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너무 적은 금액이라는 것이었다.
또 당장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려고 하니 그 정도의 돈이 필요했다는 것...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누가 나쁜 사람일까? 이런 상황을 심리학에서는 윤리 게임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경우 누구도 자신 있게 나쁜 사람을 골라내기란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이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러한 윤리 게임에 직면해서 스스로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힘든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가 우리에게 닥치면 난감해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아예 외면해버리기도 한다.
위의 윤리 게임에서 보듯, 모든 경우에는 각자가 처한 남모르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 어려움을 모르는 채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매도한다면 세상을 사는 일이 너무 힘들게 된다. 오늘 아침, 스스로 그런 윤리 게임이 닥쳤을 때 속 좁고 편협하게 판단하지 않았는지 반추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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