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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국 북부보다 남부의 살인율이 높을까?

화별마 2023. 9. 13. 12:24

유전자 문화 공진화 이론 이미지

왜 미국 북부보다 남부의 살인율이 높을까?

 

피터 J. 리처드슨과 로버트 보이드 교수는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함께 쓴 유전자만이 아니다라는 책을 보면 문화가 어떻게 인간의 진화 경로를 바꾸었는지 알려주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미국의 남부 지역이 북부보다 더 폭력적인 이유에 대해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남부 지역의 살인율은 북부 지역에 비해 현저하게 높다.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과 도브 코헨은 명예의 문화라는 책에서 이 차이를 개인의 명예에 대해 문화적으로 습득한 신념이 서로 다른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즉 남부 사람들은 북부 사람들보다 개인의 명예를 소중하게 여겨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명예를 지킬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것...

 

그런 명예 의식 때문에 미국 북부도시에서는 사소한 다툼으로 끝날 일이지만, 남부 도시에서는 치명적인 폭력이나 살인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니스벳과 코헨이 통제된 상황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도 지역 간 명예 의식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남부 출신과 북부 출신 사람들을 모집한 후, 실험자 중 누군가가 피실험자에게 일부러 부딪히면서 개자식이라고 투덜거리며 모욕을 준다.

 

이후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피실험자들은 좁은 통로를 걸어가다 마주 오는 다른 실험자를 만나는데, 실험자는 풋볼 선수로 어떤 피실험자보다 몸집이 크다.

 

이때 북부 출신들은 실험에서 모욕을 당했던지, 당하지 않았던지 상관없이 좁은 복도에서 풋볼 선수가 2m 정도까지 다가오면 옆으로 물러섰다.

 

하지만 남부 출신들은 실험에서 모욕을 당하지 않았을 경우는 3m 정도에서 옆으로 물러섰지만, 모욕을 당한 사람들은 풋볼 선수와 거의 충돌 직전까지 갔다.

 

이 실험 결과는 남부 사람들은 명예를 위협받으면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언제든 싸움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생리적 차이로도 나타났는데, 모욕을 당했을 때 남부 사람은 북부 사람과 비교해서 코르티졸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훨씬 높았다.

 

이 실험은 리처드슨과 보이드 교수가 유전자만이 아니다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두 가지 요점을 잘 보여주는데, 즉 문화는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는 것과 문화는 생물학의 일부분이라는 것...

 

미국 북부보다 남부에서 살인이 많이 일어나는 것은 남부 사람들이 개인의 명예에 대한 신념과 태도를 습득했기 때문이며 이것은 다음 세대에게로 학습된다.

 

이처럼 의견, 신념, 태도, 사고습관, 언어, 예술적인 양식, 도구와 기술, 사회적 규범과 정치적인 관습 등 문화적으로 습득된 관념은 인간이 보여주는 행동을 잘 설명해 준다..

 

결론은 어떻게 인간이 지금과 같은 동물이 되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문화가 역할을 하며, 문화가 인간의 생물학적 측면과 밀접하게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유전자-문화 공진화(共進化) 이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