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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똑똑한 사람들이 멍청한 선택을 할까?

화별마 2023. 7. 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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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똑똑한 사람들이 멍청한 선택을 할까?

 

주식을 거래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람들은 주식가격이 하락해도 주식을 팔려고 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기도 그 시세로는 그 주식을 사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그런가 하면 5천 원짜리 로또를 주운 사람은 그 로또를 만 원에 팔라고 해도 팔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자신이 소유한 것에 비합리적으로 더 가치를 매기는 소유 효과 때문이다.

 

어느 심리학자가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짐작으로만 5초 만에 대답하라며 1에서부터 8까지 곱한 답은 얼마냐고 물었다.

 

이 문제에 대해 사람들은 평균 512 정도로 답을 예측했는데, 반대로 이번에는 순서를 거꾸로 하자 사람들은 평균 2,250 정도로 예측했다. 정답이 40,320인 것은 중요하지 않고 어떤 순서로 문제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것... 이 경우는 기준점 편향 때문이다.

 

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인간은 주어진 정보 안에서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인간은 비합리적... 심리적 편향의 영향으로 바보 같은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의 실제 행동을 연구해서 인간이 어떤 편향을 가졌는지 연구하는 행동경제학이 탄생했다. 한때 행동경제학은 비주류로 취급을 받았는데, 경제학의 핵심인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점을 비판했기 때문에 무시하거나 비난했던 것...

 

그러나 2002년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대니얼 카너먼은 심리학자였지만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고, 2017년에는 넛지로 유명한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다.

 

대니얼 카너먼은 사람들이 돈을 잃는 것에 이상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관찰하고 다음과 같이 실험했다.

 

다음 두 가지 중 무엇을 선택할 건가요?

1. 무조건 5만 원 받기

2. 50% 확률로 10만 원을 받거나

   하나도 받지 못하기

 

이 질문에 대해 대부분 사람은 확실히 돈을 받는 1번을 선택했다.

 

다음 중에서는 무엇을 선택할 건가요?

1. 5만 원을 무조건 잃기

2. 50% 확률로 10만 원을 잃거나

    하나도 잃지 않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2번 도박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손실 입는 것을 매우 고통스러워한다. 따라서 기회가 있다면 손실을 회피하려 한다. 도박까지 하면서...

 

2017년 노벨상 수상자 리처드 탈러는 여기서 손해를 입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더 깊게 관찰했다경마장에 간 도박사가 100만 원을 쓰기로 했다. 하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 경기 막판이 되도록 가진 돈을 거의 잃는다. 돈을 잃은 채 떠나기 싫은 도박사는 원금 회복의 꿈을 안고 마지막 도박을 하려고 한다.

 

1. 가능성이 50%인 말에 100만 원을 더 걸거나 2. 가능성이 2%인 말에 2만 원을 걸 수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은 2번에 배팅했다. 적은 돈을 걸고 크게 이기기를 바란 것이다.

 

실제 경마장 마지막 경기의 경우 우승 확률이 낮은 말에 돈이 몰려 배당률이 오히려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런 심리 때문이다돈을 잃을 경우, 사람들은 가능성은 낮지만 크게 딸 수 있는 내기를 선호하고, 가능성이 아무리 높아도 손해가 더 커질 수 있는 내기는 피한다.

 

이런 심리는 경마장뿐만 아니라 금융이나 스포츠 스카우트 시장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는데, 주식시장에서는 추세에 과잉 반응하고 스카우터들이 잘못된 편향을 가진 채 선수들을 트레이딩 하는 것이 그 증거...

 

인간은 실수한다. 이는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며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런 인간의 실수가 예측 가능하고 체계적이라는 것... 따라서 누군가는 이를 이용해서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더 정확한 모델을 만드는 데 활용하고, 누군가는 인간이 어떤 멍청한 선택을 하는지 미리 알고 이를 역이용해 돈을 벌기도 한다.

 

분명한 사실은 똑똑한 사람도 멍청한 선택을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인간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