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역사 잡학

어주구리(魚走九里), 메기를 피해 잉어가 9리를 달렸다.

화별마 2023. 7. 10. 10:30

어주구리 이미지

어주구리(魚走九里), 메기를 피해 잉어가 9리를 달렸다.

 

중국 전한(前漢)79대 황제이며 폭군으로 널리 알려진 가제(假帝)가 나라를 다스리던 때의 일... 물고기를 무척 좋아했던 가제는, 신하에게 명해서 궁궐 내 커다란 연못을 만들게 하고 희귀한 황금빛의 잉어를 키우게 했다.

 

어느 날, 가제의 폭정에 불만을 품고 있던 어느 신하가 그 연못 속에 아무도 몰래 커다란 메기 한 마리를 풀어놓았는데, 잔뜩 굶주려 있던 이 메기는 귀한 황금빛의 잉어를 보자마자 잡아먹으려고 달려들었다.

 

깜짝 놀란 잉어는 살기 위해 이리저리 헤엄치며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굶주린 메기로부터 도망하기에는 역부족... 결국, 달려드는 메기에 쫓겨 연못 구석까지 몰린 잉어는 마지막 힘을 다해 연못 밖으로 몸을 날린 후 지느러미를 다리 삼아 뛰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보게 된 가제의 연못을 관리하던 신하가 깜짝 놀라 잉어의 뒤를 쫓기 시작했는데, 사력을 다해 죽을 둥, 살 둥 도망치던 잉어는 9()를 달린 뒤 멈추더니 바로 숨을 멈추고 죽었다.

 

허둥지둥 뒤따라온 신하는 이 장면을 보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어주구리(魚走九里)’... 물고기가 9리나 달렸구나라고. ‘물고기가 9리를 달리다는 의미의 어주구리(魚走九里)는 여기서 유래가 된 고사성어...

 

아무리 그래도 연못에 들어온 배고픈 메기를 피해 땅 위로 올랐지만, 잉어가 9리까지 달렸을까? 본래는 상식을 벗어난 기이하고 놀라운 행동에 감탄한다는 뜻으로 쓰이던 말이었지만, 요즘은 능력도 없으면서 능력 밖의 일을 하려는 사람을 비웃는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이 고사성어에서 라고 발음을 하면, 더 센 느낌을 줄 수 있어, 지금은 대부분 어주구리가 아닌 어쭈구리로 발음한다.

 

우리나라 국어학자들은 어쭈구리어쭈(아주)’+‘그리(그렇게)’가 변형된 것으로 추정하면서 우리 고유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만 우리 말의 유래가 명확하지 않은 관계로 중국의 고사성어인 어주구리(魚走九里)로 설명되는 듯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유래가 어찌 되었든, 요즘 능력도 없으면서 능력 밖의 일을 해보려고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정치 모리배가 너무 많아 걱정된다.

 

지금 크게 논란이 된 고향 양평의 고속도로 문제도 결국은 정치꾼들의 농간과 얄팍한 당리당략 때문에 발생한 일... 저 못된 정치꾼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