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역사 잡학

사(肆), 중국의 백공(百工)이 공예품을 만들던 마음이 깃든 곳.

화별마 2023. 7. 10. 21:45

목공소

(), 중국의 백공(百工)이 공예품을 만들던 마음이 깃든 곳.

 

자전을 찾아보면 사()라는 한자는 '방자할 사' 또는 '베풀 사'라고 되어있고 사전적 의미는 '방자하다' 또는 '베풀다'라는 뜻이다.

 

아주 오래전에는 물건을 만드는 공방과 만든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가 분리되어 있지 않았지만, 18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난 후에는 만드는 공장과 파는 매장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방과 매장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절, 중국에서는 그런 공간을 사()라고 표기했다.

 

옛말에 책방을 의미했던 책사(冊肆)나 화가들의 그림을 파는 곳을 도화사(圖畵肆)라고 부른 것을 보면, 당시의 그런 공간 의미를 알 수 있다.

 

사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지금도 그런 공간을 찾아볼 수 있는데, 우리가 부르는 명칭에 한자 사()만 안 들어가 있을 뿐이지 대장간이나 목공소 그리고 방앗간 같은 공간이 그런 비슷한 역할을 하는 장소다.

 

논어를 읽어보면 공자의 제자였던 자하는, 군자가 배움을 통해 도를 닦을 때는 백공(百工)이 사()에서 생활하며 그 공예품을 완성하는데 진심을 다하는 것과 같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

 

무릇 장인들이 공예품 완성을 위해 자신의 혼신을 다하는 것처럼 깨달음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인격 도야(陶冶)’라는 표현이 유래했다.

 

즉 도()는 도자기를 빚는 것이고, ()는 불로 쇠를 담금질하는 것을 의미하니 백공의 모습을 본받아 자신의 인생 수양도 그와 같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격 도야를 위해서는 언제나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주변의 시류에 쉽게 흔들리는 것을 보면, 나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백공(百工)보다 한참을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라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