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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맨과 징크스,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까?

화별마 2023. 12. 22. 12:03

징크스 이미지

스포츠맨과 징크스,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까?

 

과학이 발달한 지금도 운동선수나 지도자 중에는 징크스 하나쯤 갖고 있다고 한다.

어느 축구팀 골키퍼는 팀 마스코트나 인형을 들고 나와 수호신처럼 골대 뒤에 두면 골을 안 먹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어떤 감독은 경기 직전에는 누구와도 악수를 하지 않는다.

 

또 어느 프로축구단 단장은 경기가 있는 날 아침이면 장의차를 보기 위해 일부러 시내를 몇 바퀴 돈다고...

특히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손기정 선수와 함께 출전, 3위를 한 남승룡 선수는 꽤 유별났다고 한다. 그 역시 경기 당일 상여나 장의차를 보아야 안심했는데, 거기에 반드시 찹쌀떡을 먹어야 하는 습관까지 갖고 있었다.

 

보통 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마라톤 선수들은 출발 직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남승룡은 굶주림의 한이 깊어서인지 배가 든든해야 잘 달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베를린올림픽 때도 그는 상여를 볼 수 없었고 기대했던 장의차도 만나지 못한 채 경기장에 도착했는데, 더구나 찹쌀떡을 못 먹어 뱃속이 허전해서 힘이 나질 않았다고...

그런데 베를린까지 따라온 일본인 후원자 기다바라케 씨가 찹쌀떡과 비슷한 과자 몇 개를 구해왔고 남승룡은 그것을 먹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되었다고 한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축구대회 때의 일... 본선에 오른 페루팀은 형제 주술사를 고용했다.

 

아우구스토 카나레아와 라몬 카나레아 형제에게 주어진 임무는 약초와 찰흙으로 만든 인형과 기적의 딸랑이를 이용해서 상대 선수들에게 마법을 걸어 전력을 약화시키는 일...

 

이들 덕분인지 폐루팀은 아프리카의 강팀 카메룬과의 1차전 경기를 00으로 마쳤고 강팀 이탈리아와도 11로 비겼지만, 마지막 폴란드와의 경기에서는 51로 대패, 16강 진출이 좌절된다.

그런가 하면 프로축구 99 바이 코리아컵 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징크스와 얽힌 일화가 있다. 이 대회에서 부산 대우를 누르고 우승한 수원 삼성의 김호 감독은 정장 대신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또 그는 유독 붉은색 점퍼만 입는데,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유지만 사실 그 옷이 승운을 부른다고 믿고 있다고...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이 열린 날은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 김 감독은 파란색 방한복을 입고 나왔는데, 언뜻언뜻 붉은색이 비쳤다. 그는 이날 붉은색 점퍼를 입고 그 위에 방한복을 걸치고 나온 것이다.

연장전에서 삼성의 샤샤는 손으로 공을 골대 안으로 넣었지만, 주심도 부심도 그것을 잡아내지 못했고 챔피언 결정전은 그대로 끝났다. 이때 김 감독의 붉은색 점퍼가 승리의 마술을 부린 것일까?

긴장의 연속인 스포츠 경기... 심리적 안정과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면, 그리고 지나치지만 않으면 징크스는 크게 나무랄 일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