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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화별마 2023. 12. 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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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이성을 처음 만날 때 외모나 경제력 등 조건을 따지는 사람을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속 깊은 곳에서는 비슷한 마음이지만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이런 생각은 조건 없는 사랑이란 순수한 사랑이라는 통념 때문이기도 한데, 순수한 사랑은 조건이 아니라 그 사람이기 때문이다외모나 경제력 그리고 건강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사람이 잘 나가건 못 나가건, 잘 생겼건 못 생겼건, 건강하건 아프건 상관없이 그의 곁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며 사랑은 운명이라는데 어찌 운명을 거역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정말 조건 없는 사랑이 가능할까? 조건에서 자유로운 순수 결정체인 그 사람을 알아보고 사랑에 빠지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이에 대해 많은 학자와 전문가는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매우 조건적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 조건은 비단 경제력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성격, 외모, 말투, 행동 등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을 조건이라고 보는데, 이 조건은 대부분 어린 시절 형성된 우리의 무의식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

 

흔히 사람은 자기 부모와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는 속설이 있는데, 예를 들어 매사에 논리적인 엄마에게서 자란 남성은 논리적인 여자를 매력적으로 느낀다는 것...

 

그런가 하면 사람은 자기와 반대되는 사람과 만난다는 말도 있는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여자는 사랑을 듬뿍 주는 남자를 택할 거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막상 결혼해서 살아 보니 배려심 많아 보이던 남자가 사실은 냉정한 남자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여자는 무의식중에 사랑을 주지 않는 남자를 선택함으로써 사랑받지 못하고 성장한 어린 시절의 대상관계를 되풀이하는 것인데, 이것을 프로이트는 반복 강박(Repetition Compuls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렇게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의식에 의해 사랑의 대상을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보다는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재단하고 판단한다다시 말하면 이미 자신의 무의식이 많은 것을 취사선택하고 결정해 버린 것이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우리가 선택하는 사랑은 결코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사랑할 대상의 발견은 이미 결정된 이전 관계의 재발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즉 사랑은 자유로운 선택인 것 같지만 결정론적이며, 운명일 수 있지만 그 운명에는 이미 많은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음표를 알아야 악보를 볼 수 있고, 어순을 알아야 회화가 가능한 것처럼 사랑도 각각의 단계별로 배우고 익혀야 하는 사랑의 기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