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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대 이집트인은 향수를 만들어 냈을까?

화별마 2023. 12. 9. 10:22

향수 이미지

왜 고대 이집트인은 향수를 만들어 냈을까?

 

루이 15세는 파티하는 장소에 여러 가지 향수를 바른 비둘기를 날렸고,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도 오드콜로뉴라는 향수를 뿌렸다고 전한다.

 

또 로마의 네로 황제는 음식을 담는 접시 밑에 은으로 만든 파이프를 설치해서 식사가 끝날 때까지 은은한 향내가 나도록 했다.

 

때로는 파티 중에 천장이 열리면서 장미꽃이 쏟아져 내렸는데, 파티에 참석한 손님 중에는 그 장미꽃 때문에 사망하기도 했다고...

 

그런가 하면 클레오파트라의 방에는 무릎 높이까지 장미 꽃잎이 쌓여 있었고 벽에는 장미가 가득 담긴 망사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손에는 장미 기름과 사프란 그리고 제비꽃으로 만든 향수를, 발에는 아몬드와 벌꿀, 계피, 오렌지꽃을 섞어 만든 로션을 발랐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찌 알고 다양한 식물의 추출물로 향수를 만들고 향유고래와 캐나다와 러시아산 비버와 고양이와 사슴에게서 기분 좋은 향내가 난다는 것을 알았을까?

 

또 시간이 지난 후에도 왜 냄새가 기억에 남아 지난 일들을 떠올리게 하는지 신기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니고 사는 모든 그리움에도 냄새가 묻어나는데, 비틀거리던 청춘 시절의 바다 냄새, 사춘기의 아카시아꽃 냄새, 밤새 쓰던 편지지 냄새는 우리를 그때 그곳으로 데려다준다.

 

'아카시아 꽃내음이 바람에 스치면 네 생각을 해.'하며 지나간 시간의 저편에서 누군가가 나를 그런 냄새로 기억하는 것처럼... 모르긴 해도 고대의 이집트사람도 이런 그리움의 냄새를 생각하며 맨 처음 향수를 만들지 않았을까?

 

오래된 장롱을 열었을 때처럼 살다 보면 세월에서 문득 나프탈렌 냄새가 날 때가 있다. 그리고 어딘가 냄새로 남아 있는 옛사랑이 마음을 쿡, 찌를 때가 있다.

 

아마 그 시절의 냄새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은 그 시절이 끝나버린 것이 아닌 아직도 마음속에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살면서 누군가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리라.

 

골목을 돌아 나오는 낯익은 순한 바람처럼, 햇살 아래를 걷다가 울컥 쏟아지는 그리움의 냄새처럼... 전부 잊은 줄 알았던 추억이 아직도 이리 생생한 것을 보면 그리움의 냄새가 우리 몸 어딘가 묻어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