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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에 빠지는 감정, 자신이 형성한 문화적 경험.

화별마 2023. 10. 28. 08:00

매혹 이미지

매혹에 빠지는 감정, 자신이 형성한 문화적 경험.

 

매혹은 상대방에게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것으로 흔히 첫눈에 반한다는 말은 즉각적으로 매혹을 발견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첫눈이란 상대방의 특성에 대한 직관적 포착이고 매혹은 무엇인가 끌어당기는 특별함이다.

 

하지만 매혹은 자신에게는 특별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매혹을 느끼는 감정은 개인마다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났을 때, 매혹을 느꼈던 것은 성모 마리아와 닮은 그녀의 미소로 그 미소에서 천상의 아름다움을 보았기 때문에 평생 마음에 간직할 수 있었다그러나 단테는 우연히 베아트리체를 평생 단 두 번 만났을 뿐이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는 로테를 처음 만난 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묘사하는데, 청초하고 단정한 흰옷을 걸치고, 팔과 가슴에는 연한 붉은빛 리본을 달고 있는 로테가 덤덤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의 매력에 빠진다.

 

그런가 하면 로미오와 줄리엣’ 15장은 로미오가 무도회장에서 줄리엣을 보고 사랑에 빠지는 장면을 담고 있다.

 

, 횃불보다 더 밝게 빛나구나! 까마귀 무리 속의 흰 비둘기 같네. 음악이 끝나고 그녀에게로 가서 손을 만지면 거친 내 손은 축복을 받으리. 내가 누구를 사랑했던가? 내 눈이여! 부인하라. 진정한 아름다움을 이 밤에 보았으니까라며 감탄한다.

 

단테와 베르테르 그리고 로미오는 사랑의 대상을 보고 첫눈에 반하는 마법에 걸렸는데, 그것은 직관적 경험이자 영혼으로부터 나오는 거대한 자력과 같은 것이다.

 

사랑의 신 큐피드의 화살이 제멋대로라는 것으로 매혹을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사랑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단테는 베아트리체의 미소를 보고, 베르테르는 로테의 청초한 자태와 하늘을 바라보는 슬픈 눈매에, 로미오는 줄리엣이 보여주는 전체적인 아름다움에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마법에 걸린 사랑은 이런 설명만으론 부족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비합리적이면서 신비스러운 연금술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소설가 이브 시몽의 소설 다음 사랑에서는 주인공이 공항에서 이렌느를 처음 만나는데, 그가 이렌느에게 느낀 특별한 매혹은 그녀의 향기였다.

 

그 향기는 주인공이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맡았던 아련한 냄새이자 비가 내린 후 나는 부드러운 풀 내음이고, 프랑스의 봄 이미지가 주는 향기로움이었다이렇게 누군가에게 매혹을 느끼는 것은 살아오면서 경험한 기억의 축적으로부터 나온다.

 

사람마다 특별한 경험이 있고, 그 경험은 사랑에 대한 문화적 취향을 형성해서 기억 속에 각인된 이미지나 경험들이 상대적인 매혹을 느끼게 해 준다..

 

일차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랑의 지도를 만드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지만, 다른 경험들도 함께 쌓이면서 마음속에서 이상적 이성을 만든다.

 

따라서 각자가 구성한 사랑의 지도를 누군가에게서 발견하면 매혹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매혹은 자신이 형성한 문화적 경험이며 매혹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