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인간 잡학

괴벨스, 잘못된 신념이 나라 망친다 (3)

화별마 2023. 7. 15. 06:46

괴벨스 사진

괴벨스, 잘못된 신념이 나라 망친다 (3)

 

괴벨스는 히틀러가 침략전쟁을 하는 과정에서 나팔수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는 히틀러 집권 초기 나치의 침략 야욕을 은폐하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섰다.

 

가짜 뉴스생산

히틀러가 193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수데텐 지방을 병합하려 할 때, 독일 국민은 수데텐에서 있었던 독일계 주민들에 대한 끔찍한 만행에 대한 보도를 듣고 격분했다. 그 만행 보도는 괴벨스의 참모 베른트가 지도와 주소록, 인명록을 보며 내키는 대로 짜깁기해서 만들어낸 것...

 

1940년 봄 서부전선의 전쟁을 앞두고 괴벨스는 미국 국무부 차관보 섬너 월레스와 프랑스 총리 폴 레이노가 중부유럽 지도를 놓고 독일 분할을 획책하고 있는 그림을 유포했다.

 

그리고 1941622일 소련 침공을 앞두고 자신이 직접 가짜 뉴스의 생산과 전파에 앞장섰다. 그는 나치당 기관지에 크레타의 예()’라는 글을 기고, 독일 공수부대가 맹활약한 크레타 전투를 소개하면서 공수부대를 앞세운 영국의 침공작전이 추진되고 있는 듯 기사화했다.

 

신문이 베를린 시내에 배포된 후, 괴벨스는 이 신문들을 서둘러 압수했는데. 외국 특파원들은 괴벨스가 실수로 비밀을 누설했다고 생각했다. 그 기사로 세계의 관심이 독일의 영국 침공으로 쏠렸지만 정작 침공을 당한 것은 소련이었다.

 

반유대주의 선동

전쟁이 시작되면서 괴벨스는 권력 핵심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칼이 설치는 시대에 펜이 설 자리가 좁아진 것... 괴벨스는 반유대주의를 선동하는 것이 자기가 할 일이라 생각했다원래 괴벨스는 나치 정권 내에서도 가장 강경한 반유대주의자였다. 그는 나치 집권 초부터 언론을 이용해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분노를 조장했고, 유대인 박해를 선동했다.

 

베를린대관구장 괴벨스는 베를린을 유대인 없는 도시로 만들겠다며, 유대인을 베를린 밖으로 추방하기도 했다또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괴벨스는 이 전쟁이 유대 국제 금융자본의 음모 때문에 일어난 것이며, 처칠과 루스벨트는 유대 국제 금융자본가들의 앞잡이라고 비난했다.

 

총력전 선동

전쟁 막바지에 총력전전권위원이 된 괴벨스는 총력전을 주장하며 독일 국민을 마지막 고난으로 몰아넣었다.

 

194321일 프리드리히 파울루스 원수가 이끄는 6군이 스탈린 그라드에서 항복했지만, 괴벨스는 독일군이 영웅적인 항전 끝에 수적열세로 패배했다고 선전하며 항복이라는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이후 전세가 급격하게 기울자 괴벨스는 총력전을 들고 나왔다. 히틀러 암살 미수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1944725일 히틀러는 괴벨스를 총력전전권위원으로 임명한다괴벨스는 군대에 가지 않은 16~60세의 모든 남성을 국민돌격대라는 이름의 민병대로 편성해 전장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마침내 종말이 왔다. 1945430, 히틀러는 베를린의 총통 지하벙커에서 자살한 것... 죽기 전 히틀러는 자기가 죽은 후, 독일을 이끌어나갈 정부 총리로 괴벨스를 지명했다. 평생 자신을 맹종해 온 보답을 한 것일까?

 

총통 관저 가까이 소련군이 다가오자 괴벨스 총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51일 괴벨스 부부는 6명의 자녀를 독살한 후 자기들도 독약을 먹고 자살한다. 나치 친위대원들은 괴벨스 부부의 시신 위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렀다.

 

총통과 국가사회주의가 사라지면 살아갈 가치가 없다는 그들 나름의 신념에 따라 살다가 그 신념을 위해 죽은 셈,,, 하지만 그 신념은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악한 신념이었다.

 

하지만 괴벨스는 아직도 살아 있다. 감성적인 이벤트와 왜곡된 통계로 국민을 호도하는 위정자의 참모, 인터넷 댓글 프로그램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정치인, 거짓말과 폭력을 일삼는 노조를 앞에 세워 공영방송을 장악한 권력...

 

방송을 통해 자기들의 정치이념을 전파하면서 방송 정상화라고 우기는 방송노조, ‘적폐청산아래 뜻을 달리하는 직원들을 쫓아낸 투사 출신 방송사 사장...

 

점점 나빠지는 경제나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에 대해서는 입을 닫는 관영 언론, 가짜 뉴스로 대중을 선동하는 방송 PD, 획일화된 정치성 영화만 만드는 영화인의 의식 속에 괴벨스는 아직도 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