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헬벨의 캐논, 캐논은 무슨 의미일까?
곽재용 감독이 연출했던 2003년도 영화 ‘클래식’에는 제목에 맞는 유명한 클래식 음악이 삽입되어 흘러나왔는데, 바로 파헬벨의 ‘캐논과 지그 D장조’다.
영화 ‘클래식’은 당시 신예 영화배우 손예진이 엄마와 딸 1인 2역을 맡아 열연한 영화로 자신이 짝사랑하던 연극반 선배를 단짝 친구가 좋아해서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며 가슴앓이하는 지혜와 그녀의 엄마 주희의 70년대식 첫사랑을 수채화 같이 그려낸다.
이 영화에서 비둘기를 날려 보내며 지혜가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흘러나오는 곡이 바로 ‘캐논’이다.
캐논은 16~17세기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작곡가이자 오르가니스트 요한 파헬벨이 1791년에 출판한 트리오 소나타집 ‘음악의 즐거움’ 중 한 곡...
하나의 작곡 형식을 뜻하는 캐논은 한 선율을 연주하면 다른 선율이 조금 있다가 그것을 따라 하고 또 다른 선율이 조금 후에 다시 그것을 따라 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바로크 시대에 크게 유행했던 형식이다.
마치 돌림 노래 같은 캐논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당시 파헬벨의 캐논이 가장 유명했기 때문에 ‘캐논’ 하면 파헬벨을 연상하는 것이다.
‘3개의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을 위한 카논과 지그’라는 원래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곡은 바이올린과 더블베이스, 하프시코드의 조화로 이루어진 곡... 그리고 ‘통주저음’ 즉 ‘바소 콘티누어’는 저음부의 반주가 계속된다는 의미...
이 중 캐논 부분이 지금까지 즐겨 연주되면서 그냥 줄여서 ‘캐논 D 장조’라고 부르는데, 독일어로는 ‘카논(Kanon)’이고, 영어에서는 ‘캐논(Canon)’으로 표시한다.
‘카논’은 법칙 또는 규칙이라는 의미의 그리스어로 여기서는 돌림 노래 스타일을 의미하는데, 실제 르네상스 시대부터 같은 부분을 엇갈려 연주하는 카논 풍의 곡들이 많이 작곡되었다.
이 곡은 파헬벨이 1678년부터 1690년도까지 에아푸르트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작곡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바로크 시대의 음악적 특징은 음악의 내용이나 메시지보다 선율에 신경을 썼는데, 그런 영향인지 선율이 반복되는 오늘날의 뉴에이지 음악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은 그의 앨범 ‘디셈버’에 ‘캐논’을 담았는데, 파헬벨의 캐논을 바탕으로 만들어서 제목 역시 ‘파헬벨의 캐논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다.
캐논은 우아한 분위기로 인해 대중음악과 영화, CF 등에서 배경음악으로 널리 사용되는 곡으로 영화 ‘클래식’에서 첫사랑이라는 아련하면서도 열병 같은 감정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사랑은 그렇게 숨김없이 솔직하게 펼쳐지는 감정이다. 특히 첫사랑일 때는... 오늘은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 연주곡으로 감상한다.
파헬벨의 캐논 주제에 의한 변주곡 :
https://www.youtube.com/watch?v=x2CE5BZVk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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