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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라 마디간, 슬프고 비극적인 사랑을 연주하다.

화별마 2023. 11. 16. 16:59

영화 엘비라 마디간 사진

엘비라 마디간, 슬프고 비극적인 사랑을 연주하다.


영화 엘비라 마디간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흐르는 가운데 아름다운 엘비라 마디간과 식스틴이 들판에서 나비를 잡으러 뛰어다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노란색을 배경으로 열심히 나비를 쫓아가는 아이들처럼 마냥 행복해 보이는 두 사람... 하지만 나비는 엘비라와 식스틴의 비극적 운명을 암시하듯 그들의 손에서 자꾸 멀어진다.


엘비라는 스웨덴 순회공연 도중 식스틴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식스틴은 이미 아내와 두 명의 자식이 있는 유부남...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이런 사회적 틀을 넘는다.


그러던 어느 날, 식스티이 시비 끝에 사람을 죽이게 된다. 정당방위였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까 두려운 식스틴은 엘비라와 함께 도피한다.

 

군대와 가족의 전통적 틀을 깨고 사랑의 도피를 하는 두 사람은 잠깐 사랑의 기쁨을 맛보지만 이내 생활의 어려움과 사회적 냉대를 실감한다.

 

죽음으로 사랑을 완성하겠다고 결심한 식스틴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총 쏘기를 망설이지만 이미 마음을 굳힌 엘비라는 얼른 쏘라고 재촉한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선율이 아련하게 흐르며 엘비라는 흰나비를 잡으러 들판으로 나오고 그녀가 두 손으로 흰나비를 잡는 순간, 화면이 정지되고, 한 발의 총성이 울린다.

 

그리고 잠시 뒤에 들려오는 또 한 번의 총성... 이 비극적인 사랑의 아픔을 오랫동안 남겨주는 것이 바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선율...

영화 엘비라 마디간은 인간의 촬영 기술로는 다시는 촬영할 수 없는 최고의 아름다운 영상이라는 극찬을 받은 영화... 영화전반을 수놓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선율 때문이다.

덴마크의 서커스단에서 줄타기하는 소녀 엘비라와 육군 중위 식스틴 백작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영화 엘비라 마디간1889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1785년에 작곡된 것으로 알려진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3개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2번째 작품으로 그의 대표적 명작이다.


이 곡은 전작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작곡하고 불과 1개월 후에 자신이 주최한 예약 연주를 위해 작곡했는데, 특히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 삽입된 제2악장 안단테는 가슴 떨리는 비극적인 사랑을 잘 표현해 준다..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성공으로 1700년대 클래식 곡이 210여 년 만에 미국의 빌보드 차트 톱을 차지했는데, 지금도 음반에 엘비라 마디간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고 이 음악의 곡명이 엘비라 마디간으로 믿고 있는 사람도 많다.

 

이 영화로 주인공 피아 디거마크는 1967년 제20회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당시 17살이었던 그녀는 원래 스웨덴 왕궁의 발레리나였다고...

 

 

피아노 협주곡 21번 제2악장 안단테 :

https://www.youtube.com/watch?v=whZg3pV36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