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제품 잡학

콘플레이크, 요양원 환자의 성욕과 식욕을 억제하는 음식.

화별마 2023. 7. 5. 15:12

콘플레이크 사진

 

콘플레이크, 요양원 환자의 성욕과 식욕을 억제하는 음식.

 

1850년대, 미국 미시간 주의 배틀크릭 마을에 제임스 화이트와 앨런 부부가 제칠일 안식일교회를 세웠는데 존 프레스톤 켈로그와 앤 재닛 스탠리 켈로그 부부도 창립 멤버였다.

 

자연스럽게 켈로그 부부의 아들이었던 존 하비 켈로그도 이 교회를 다니며 자랐는데, 그의 아버지가 종교적인 이유로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아 존 하비는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아버지가 운영하는 빗자루 공장에서 일했다.

 

그러다 1864, 안식교 설립자가 운영하는 출판사의 견습생이 된 그는, 설립자의 아내가 집필한 건강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 안식교의 종교적 의무인 건강한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연요법과 채식주의 등 건강 관련 연구를 시작한다.

 

안식교는 전통 의학을 대체할 전문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존 하비를 비롯한 몇 사람을 대체 의학 교육과정에 입학시켜 이수하게 한다. 이 교육과정의 경험을 바탕으로, 존 하비는 미시간 대학교 의과대학과 뉴욕시 벨뷰 병원의 의과대학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한 뒤 고향에 있던 웨스턴 건강 개혁연구소를 인수, 배틀크릭 요양소를 오픈한다.

 

1877, 이 요양소에 아픈 이모를 보살피기 위해 엘라 이튼이라는 여성이 찾아온다. 엘라는 위생 학교에 입학해서 위생학, 해부학, 생리학 등을 공부, 생각이 같은 존 하비와 결혼하는데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은 성욕과 식욕이 질병을 유발한다고 믿으며 각방에서 철저한 금욕 생활을 했다.

 

또 존 하비는 요양소 환자들의 성욕과 식욕을 억제하기 위해 아내 엘라와 함께 양념이 강하고 자극적인 음식 대신 채식 위주의 건강식을 연구했는데, 그들이 개발한 식품 중에는 곡물로 만든 비스킷 그래놀라도 있었다. 하지만 건강한 채식 식단에 대해 요양소 환자들이 맛없다고 투덜대자 존 하비는 건강하면서도 환자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8948, 옥수수 가루로 음식을 개발하던 그는, 옥수수 가루를 반죽해놓은 상황에서 요양소 문제로 친동생이 찾아오자 옥수수 반죽을 남겨둔 채 긴급하게 회의에 참석했는데, 그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단단하게 굳은 상태...

 

요양소 예산을 낭비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단단하게 굳은 옥수수 반죽을 롤러 압축기에 밀어 넣었는데 단단했던 반죽이 얇고 단단한 상태가 되어 조각이 난 채 뛰어나왔고 옥수수 반죽 조각들을 구워서 요양소 환자들에게 우유와 함께 제공했더니 모두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탄생한 옥수수 시리얼은 옥수수를 뜻하는 ‘Corn’과 얇은 조각을 뜻하는 ‘Flake’를 합쳐 콘플레이크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동생 윌 케이트는 콘플레이크를 상품화해서 사업을 하고 싶어 했지만, 형이었던 존 하비는 요양소 환자들의 건강과 성욕 억제를 위해 만든 음식을 상품화하는 것에 반대 바로 시장에 나오지 못했다.

 

18955, 켈로그 형제는 콘플레이크 시리얼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지만, 콘플레이크가 상품으로 출시되기까지는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야 했다. 그리고 두 형제가 갈등하는 사이 배틀크릭 지역에서만 20개 이상의 시리얼 회사가 생겨났다. 이 회사들 가운데는 켈로그의 최대 라이벌 회사인 포스트 브랜드가 있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포스트의 설립자 윌리엄 포스트가 두 형제가 운영하던 배틀크릭 요양소의 환자였다는 것...

 

19062, 결국 두 형제는 갈라져서 동생이 콘플레이크 회사를 설립, 동생은 대중의 입맛에 맞춘 맛있는 콘플레이크를 출시하기 위해 단순히 설탕을 첨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설탕으로 코팅해서 단맛을 높인 제품을 개발하는데, 만약 형 존 하비가 이때까지 살아 있었다면 놀라서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콘플레이크를 처음 접한 주부들은 콘플레이크가 아주 편리한 아침 식사 대용임을 금세 알아차렸고 콘플레이크를 담은 그릇에 우유를 부어주면서 편리한 아침 식사로 만들어버렸다. 이렇게 콘플레크는 아침 식사의 혁명을 가져왔다. 처음 요양소 환자들의 성욕과 식욕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콘플레이크는 등장한 지 120년이 넘은 지금도 전 세계인의 아침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