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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왜 무인비행기의 별칭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화별마 2023. 7. 4. 20:02

드론 이미지

드론, 왜 무인비행기의 별칭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는 무인 정찰 드론으로 러시아 지상군의 위치를 파악한 후, 폭탄이 장착된 드론을 이용, 러시아의 포병과 기갑 부대들을 파괴하고 있다.

 

그런데 수벌을 의미하는 ‘Drone’은 어떻게 해서 무인비행기의 별칭이 되었을까? 전문가들은 무인비행기가 프로펠러로 움직이는 작은 비행물체라 윙윙대는 벌이 연상되어 드론이라고 부르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별칭으로 굳어졌다고 추측한다.

 

그러나 초기 드론은 프로펠러가 아닌 고정 날개가 달린 비행물체였고 프로펠러 회전 날개로 비행하는 지금의 멀티 콥 형태의 드론은 21세기에 처음 등장한다.

 

드론이라는 이름 속에는 무인비행기 개발의 오랜 역사가 담겨있는데, 무인비행기의 역사는 170년이 넘는다. 1849,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이 베니스 공화국을 공격할 때 사용했던 열기구폭탄이 그 기원이기 때문...

 

당시 열기구 내부에 구리 전선과 연결된 배터리 기폭장치를 설치해서 목표 지점에 도달했을 때, 전자기력을 이용해 폭파되도록 설계했지만, 실전에서는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아 베니스 시민의 불꽃놀이 수준에 그쳤다.

 

진정한 무인비행기 개발은 1903, 라이트형제가 비행기를 개발한 후, 여기에 헤르츠의 무선통신기술을 접목하면서부터... 특히, 세르비아 출신 미국의 발명가 테슬라가 무선보트와 무선자동차에 이어 무선비행기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것이 개발에 커다란 기여 했다..

 

현재 자율주행차 개발의 선두주자인 일론 머스크의 회사 이름이 테슬라인 것은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

 

처음 테슬라의 무인비행기 구상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미국과 영국에서 구체화되었다,, 가장 유명한 것은 1918, 미국 발명가 찰스 케터링이 제작했던 케터링 버그’... 이 무인비행기는 무선조종으로 120km가량 날아가 폭탄을 터뜨리는 소형 복엽기였다. 하지만 실전에 배치될 무렵, 전쟁이 끝나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 이후, 영국은 이런 무인비행기를 해군 군함의 방공포격 훈련을 위한 무인표적기로 활용했는데, 그 첫 작품이 1932, 페어리 항공사에서 만든 정찰기 페어리 를 무선조종이 가능한 무인비행기로 개조한 페어리 퀸이다. 하지만 3대가 제작된 페어리 퀸은 시험비행 과정에서 2대가 추락하면서 개발이 무산되고 말았다.

 

이때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1935년도에 새롭게 제작된 무인비행기가 ‘DH-82B 여왕벌’... 이 무인비행기는 영국이 자랑하는 항공기술자 제프리 드 하빌랜드가 개발한 나무 동체의 복엽기 ‘DH-82A 불나방을 무선조종 무인비행기로 개조한 것이다.

 

하빌랜드는 자신이 제작한 DH 시리즈의 애칭으로 여왕벌이나 잠자리 같은 곤충 이름을 붙였는데, 이 여왕벌이라는 무인비행기는 최초의 성공적인 무인기라는 평가를 받으며 470대나 제작, 생산되었다.

 

1935, 영국 해군이 비행 중인 여왕벌을 맞히는 해상 훈련을 실시했는데, 이를 참관한 사람 중에 미국 해군 제독 스탠들리가 있었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오자 영국과 비슷한 무인비행기 개발을 지시한다.

 

개발을 담당했던 미 해군 항공국의 델마 파니 소령은 1936, 관련 보고서에 드론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다. 영국 해군이 개발한 여왕벌에 필적할 만한 뛰어난 무인비행기라는 의미에서 수벌인 드론이라고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미 해군은 복엽기였던 커티스스티어맨을 개조한 무인 표적기를 미 해군 방공포격 훈련에 사용한다. 그 훈련에 미 육군과 공군도 참여하면서 드론이라는 용어가 자리 잡게 된다. 특히 영국 출신 영화배우 레지널드 데니가 설립한 라디오플레인이라는 회사는 1만 5,000대의 무인 표적기를 미군에 공급한다.

 

1945, 라디오플레인 공장에서 부품 조립과 스프레이 칠을 하던 여공을 모델로 선발, 전시의 여성 동원 홍보사진을 촬영했는데, 당시 모델로 선발된 열여덟 살의 여공 노마 진 도허티가 훗날의 섹스 심벌이 된 영화배우 메릴린 먼로...

 

수벌은 오직 여왕벌과의 교미를 위해서만 자신의 존재 의미가 있다. 그래서 유전자도 절반만 지니고 있고 일벌과 같이 침도 없어서 짝짓기가 끝나면 용도 폐기된다초기에 개발된 드론 역시 마찬가지로 방공포격의 움직이는 표적이 되어 바다로 떨어지는 것이 존재 이유였다. 무인비행기가 드론으로 불리는 진짜 이유는 수벌의 그런 점을 닮아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