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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버스 좌석,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따스한 방법.

화별마 2023. 7. 7. 08:55

브라질 버스 사진

특별한 버스 좌석,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따스한 방법.

 

대화는 일상생활에서 두 사람 이상이 만나 말로 자신이 생각한 느낌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며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이런 사전적 의미와는 달리 현실에서는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경우보다는 십중팔구 자기 이야기만 하거나 조금 심하면 아예 대답을 정해놓고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기도 한다.

 

문제는 갈수록 가족 간에도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한 스몸비(smombie)’라는 신조어가, 중국에서는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을 의미하는 디터우(低頭)이라는 말이 등장했고, 우리나라에서는 차량 운전 중인데도 카카오톡을 한다.

 

간단하게 전화로 할 수 있는 소통도 카카오톡이 대신하면서 사람 간에 정감을 나누는 대화가 거의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오래전, 브라질의 도시를 운행하는 버스 중에 새롭고 특별한 자리가 있는 버스가 생겼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독특한 표시가 되어있는 이 자리는 처음 보는 낯선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만 앉을 수 있는 자리인데, 일단 이 자리에 앉은 사람은 누구나 버스에서 처음 만난 낯선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것이 필수조건이라고...

 

버스에서 처음 만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어떤 사람들에겐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닐지 몰라도, 대부분의 일반 사람들은 일단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그래서 우리는 버스나 지하철의 좌석에 앉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보거나 좋아하는 혼자만의 음악을 듣거나 일부러 눈을 감고 피곤한 표정을 하는지도 모른다.

 

브라질처럼 특별한 버스 좌석은 없지만. 그리고 믿을 사람 하나 없는 세상이라지만 그래서 점점 처음 만난 낯선 사람과의 대화를 꺼려하는 하는지 모르겠지만, 한 번쯤은 자신이 먼저 낯선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것도,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따스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상대방도 누군가가 자신에게 따스한 말을 걸어오길 내심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처음엔 모두 낯선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