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대 팜므파탈, 중국을 무너뜨리다.

중국의 역대 팜므파탈, 중국을 무너뜨리다.

 

미국 영화 ‘원초적 본능’은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해서 우리나라에서도 관람객이 100만 명을 넘은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였다. 이 영화 속 여주인공 샤론 스톤이 다리를 꼬고 앉았을 때 속옷을 입었는지 아닌지를 놓고 내기까지 했을 정도...

 

샤론 스톤은 이 영화를 통해 선정적이고 도발적인 몸짓, 강렬한 유혹 그리고 치명적인 욕망의 상징인 팜므파탈로 떠올랐는데, 팜므파탈은 치명적인 여자라는 의미다.

 

특히 고대 중국사에서 이런 팜므파탈은 한 나라를 쥐고 흔들었던 주연 배우였다. 중국에 가장 먼저 들어선 왕조는 하(夏)... 그리고 하 왕조의 마지막 왕은 걸이다. 걸 왕은 산둥의 유시 씨를 토벌하면서 진상품으로 ‘말희’라는 절세미녀를 얻었다.

 

말희는 걸 왕의 애첩이 되어 그의 애간장을 녹였는데,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었다. 화려한 궁전을 지어달라면 궁궐을 만들었고 고급 비단이 찢어지는 소리가 좋다고 했더니 뜰에 사람들을 풀어 매일 고급 비단을 찢었다.

 

또 궁궐 뜰의 연못은 술로 채우고 나무에는 고기를 매달았는데 거기에서 주지육림(酒池肉林)이라는 말이 유래했다. 연일 파티가 벌어졌고 벌거벗은 남녀가 뛰어다니다가 욕정이 식을 때쯤 술과 고기를 먹고 다시 마구 뒤엉켰다.

 

반면에 백성은 도탄에 빠져 하 왕조에 등을 돌렸고 결국 상(商) 왕조가 하 왕조를 무너뜨렸다.

 

상 왕조는 마지막 도읍 유적인 은허가 발견되면서 존재가 입증된 중국 최초의 왕조... 마지막 도읍인 은(殷)의 이름을 따서 은 왕조라고도 부른다.

 

상의 31대 주왕은 음탕한 달기라는 여인을 총애했다. 그녀는 권력의 욕망이 강했을 뿐만 아니라 잔인했다. 달기는 왕후가 자신을 비난하자 반역 음모를 씌워 눈알을 빼는 등 온갖 고문 해서 왕후는 고통 속에 죽어갔다.

 

보다 못한 재상이 왕에게 달기를 멀리하라고 간언 했다가 주왕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재상의 심장을 도려냈다. 주왕도 상의 마지막 왕이 되었고 상을 무너뜨린 주(周)의 무왕은 달기를 참수했다.

 

서 주의 12대 유 왕은 포사란 여인을 총애했는데, 그녀는 나중에 왕후 자리까지 올랐다. 이 여인은 좀처럼 웃지 않았다. 그래서 유 왕은 포사를 웃기라는 명령을 내렸고 적의 침략을 알리는 신호인 봉홧불을 올리자 영문을 모르는 제후들이 군대를 이끌고 수도인 호경으로 달려오자 그제야 그녀가 웃었다.

 

그 후 유 왕은 포사의 웃음을 보고 싶을 때마다 가짜 봉홧불을 올렸는데, 허탕을 친 제후들은 더 이상 군대를 보내지 않았다. 그러다 정말로 유목 민족 견융이 쳐들어와서 봉홧불이 올랐지만, 제후들은 무시했고 견융은 주의 수도 호경을 유린하며 유 왕도 죽였다.

 

춘추 시대의 막바지인 기원전 5세기에 오와 월이 전쟁을 했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이나 오월동주(吳越同舟) 등 한자성어를 탄생시킨 바로 그 나라들이다.

 

개전 초기에는 오가 월을 압도하자 월왕 구천은 오왕 부차를 제압하기 위한 묘책으로 범려가 제안한 미인계를 쓴다. 범려는 절세미인 서시를 오왕 부차에게 보냈고 부차는 서시를 보자마자 빠져들어 정치를 멀리했다. 결국, 오왕 부차는 월왕 구천에게 무릎을 꿇었고 오는 멸망 했다.. 목적을 이룬 서시는 월로 다시 돌아갔다.

 

2,000년이 지난 지금도 팜므파탈은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은 팜므파탈의 미색이 아닌 권력과 재력에 기생하는 자들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