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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과 중국은 일본을 ‘왜’라고 불렀을까?

화별마 2023. 8. 27. 11:10

왜 나라 이미지

왜 한국과 중국은 일본을 라고 불렀을까?


일본의 고대 시대는 야마토 정권과 나라 시대 그리고 헤이언 시대로 이어진다그러나 일본의 역사는 한국이나 중국과 다르게 나라가 연이어 수립되지 않았고 유럽처럼 여러 왕조들이 나타나지도 않았다.

 

오로지 아마토 정권 이후 지금까지 덴노를 중심으로 단 한 개의 왕조와 한 개의 국가였다따라서 일본 고대사의 시대 구분은 수도의 위치... 야마토 정권 때는 궁이 여러 곳에 있어 수도를 야마토라는 지역 전체를 의미했다.


하지만 나라 시대부터는 수도가 한 도시에 고정되는데, 나라 시대의 수도는 오늘날의 나라현으로 70143대 덴노였던 겐메이 덴노 여왕 때 나라현에 궁궐 헤이조쿄를 건설하고 그곳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나라 시대로 접어든다.


헤이조쿄는 당나라의 장안성을 모방해서 건설한 바둑판식 계획 도시... 야마토 정권 중후반 여러 차례에 걸쳐 정비했던 국가의 통제법인 율령 제도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국가 운영이 가능했다.


당시 신라, 발해, 일본 모두 당나라를 중심으로 문화를 교류했는데, 일본도 당나라에 견당사, 신라에는 견신라사, 발해에는 견발해사를 주기적으로 파견하며 조공도 하고 선진 문물을 수용했다.


이처럼 활발한 동아시아 국가들끼리 국제교류를 한 덕분에 일본은 선진 문물을 많이 흡수하고 귀족 문화가 발달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민족주의 의식이 뚜렷해진다.

 

특히 당나라와 한반도에서 국가라는 개념과 통치술을 배워 율령도 반포하고 점차 중앙집권적으로 변모한다.


일본이란 명칭은 나라 시대로 접어들기 전, 야마토 정권의 말기 하쿠오 시대의 40대 덴무 덴노 때 처음 등장하는데, 701년 나라로 헤이조쿄를 천도하며 나라 시대를 연 43대 겐메이 덴노 여왕 때 다이호 율령을 선포하면서 공식화했다.

 

701년 태양의 근원이라는 의미의 일본 국호가 만들어졌는데도 1천 년 넘게 중국과 한반도에서는 일본이라는 명칭보다 왜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했다. 왜 그랬을까?

 

이전까지도 국제적으로 일본을 가리키는 말은 왜였다. 왜는 중국이나 한반도 3국이 일본을 낮은 단계의 문명을 지닌 민족이라고 얕잡아 부르는 말...


한편에서는 원래 키가 작다는 의미인 왜()라는 한자에서 왜()로 변경되었는데, 일본인의 키가 작아 중국과 한국에서 그렇게 불렀다고 하지만, 일본인들은 이 어원을 인정하지 않는다.


삼국사기에는 왜국이 이름을 고쳐 일본이라 하였는데, 스스로 말하기를 해 뜨는 곳에 가장 가까워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일본의 영어 이름인 Japan은 무슨 뜻일까? 다른 뜻은 없고 고려가 코리아가 됐듯 일본을 서양 언어로 발음한 것으로 추측한다.


그런데 일본의 ~본이 Pan으로 발음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일이 Ja로 발음하는 납득할 수 없다. 아마 고대 시대에는 일본이란 발음이 아니었을 가능성도 크다.


조선 시대 때 훈민정음으로 일본을 표기할 때 일이란 글자는 이 아닌 지금은 사라진 자음 을 썼는데, 발음을 들어보면 발음이 뚜렷하게 들린다.

 

고대에서 중세까지 중국에서도 일본을 지팡구라고 불렀다. 그래서 원나라를 방문했던 마르코폴로가 일본의 명칭을 중국식 발음을 그대로 따와 ‘Zipangu’로 적으면서 이것이 오늘날의 ‘Japan’으로 발전한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