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국 민족의 호칭을 한족이라고 할까?

왜 중국 민족의 호칭을 한족이라고 할까?

 

서양에서 중국을 부르는 이름 ‘차이나’의 어원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차이나“라는 명칭의 유래는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왕조 진(秦)나라...

 

그런데 러시아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는 차이나 대신 ‘키타이’ 혹은 ‘캐세이(Cathay)’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키타이와 캐세이는 거란에서 유래가 되었다.

 

키타이 혹은 캐세이의 어원이 된 거란은 10~12세기 중국 중부 이북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요나라를 세운 유목 민족이다. 스스로 거란인은 ‘키탄’이라고 불렀는데, 중국에서는 치단, 우리는 거란, 서역의 위구르와 아랍 무슬림은 ‘키타이’라고 불렀다.

 

이 무렵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과 무역을 하던 아랍 상인과 유럽 상인에 의해 서양에서는 중국이 키타이, 영국에서는 캐세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 것...

 

반면 송나라가 있던 남방 지역은 ‘망기’ 혹은 ‘망즈’로 불렀고 ‘친(Chin)’이라고도 불렀다. 망기나 망즈는 남만의 만자(蠻子)에서 유래한 말로 북방의 요나라 사람들이 남쪽을 향해 부르던 말이다.

 

유럽에서 중국이 차이나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16세기 이후... 대항해 시대가 시작되면서 포르투갈과 스페인, 네덜란드와 영국 등의 유럽인이 바닷길을 통해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 연안으로 몰려오면서부터였다.

 

현지에서 중국을 부르는 이름이 유럽에 전해졌는데, 남만에서 비롯된 망기나 망즈는 멸시의 뜻이 포함되어 있어 ‘친’에서 나온 차이나가 중국의 호칭이 된 것이다.

 

이렇게 중국을 부르는 호칭이 계속 바뀌었는데, 그렇다면 중국인 스스로는 어떻게 부를까?

 

중국인들은 시대에 따라 구분해서 나라 이름을 부르지만, 민족을 가리킬 때만큼은 언제나 ‘한족’이라고 하는데, 바로 한나라에서 나온 명칭이다.

 

그렇다면 중국 민족의 호칭을 왜 한족이라고 할까? 중국인은 시대에 따라 진인(秦人), 당인(唐人) 등 스스로 다양하게 불렀지만, 남북조 시대 중원에 살던 중국인을 의미하는 일반적 명칭인 한인(漢人)으로 쓰기 시작했다.

 

이후 원과 명, 청나라를 거치면서 한인은 중국인을 의미하는 호칭으로 자리 잡았고 중화민국 초기 중국을 한인, 만주, 몽골, 회족, 티베트 장족의 다민족 국가인 ‘오족공화(五族共和)’로 규정하며 한인 대신 한족이라는 명칭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와 가장 국제화된 당나라가 아닌 한나라가 중국 최대 민족을 대표하게 된 것일까? 그것은 중국에서 처음으로 통일된 국가의 기반을 닦은 것이 한나라였기 때문이다.

 

진나라는 기원전 221년 최초로 중국을 통일하고 도량형의 표준화, 법치 제도의 도입, 만리장성의 축성 등 다양한 업적을 남겼지만, 기원전 206년에 멸망, 불과 15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였다.

 

그런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국가 제도를 정비하고 지속 가능한 통일 국가의 면모를 갖춘 것이 한나라... 한나라는 400년 동안 유교를 기반으로 사상을 통일하고 흉노와의 싸움으로 북방의 국경을 안정시켰으며, 국가 재정의 안정과 삼강오륜을 정립했는데, 심지어 신분에 따라 하루에 밥 먹는 횟수까지 규범으로 만들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