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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에밀 졸라는 대통령에게 공개장을 보냈다.

화별마 2023. 7. 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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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에밀 졸라는 대통령에게 공개장을 대통령에게 보냈다.

 

사전적 의미로 보면 음모는 남이 모르게 일을 꾸미거나, 범죄행위를 비밀리에 논의함을 뜻한다. 따라서 음모론은 태생적으로 사실적 증거가 필요하지 않으며 남이 다 아는 것은 음모로서의 효용 가치가 없다.

 

따라서 음모론의 근거는 늘 막연한 추측뿐이고 문제가 된 어떤 사건으로 이익을 보는 개인이나 집단만 있으면 성립된다.

 

미국에서는 화성 탐사선 바이킹호가 이집트 파라오의 얼굴을 닮은 사진을 전송해 오자 외계인의 인공 건축물을 NASA가 숨기고 있다는 음모론이 제기되었고, 최근에는 달 착륙이 거짓이라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국내 TV에 소개되기도 했으며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범은 오스왈드 단독 범행이 아닌 그 배후가 있다거나 에이즈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져 유포되었다는 등등 많은 음모론이 한때 시중에 나돌았다.

 

또 어두운 밀실에서 권력자와 하수인의 조심스러운 만남, 음험한 눈빛과 톤 낮은 대화, 검은색 서류 가방 속의 지폐 다발처럼 모든 음모에는 극적인 요소와 생각만 해도 짜릿한 흥분이 느껴진다.

 

음모는 이집트의 파피루스 고문서에도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궁정 내에서 조작된 음모에 람세스 3세가 암살되었고,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음모가 정치적 수단이었으며 반대파를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수도 없이 날조되었다.

 

18949, 프랑스 군부는 중요한 군사 기밀이 독일 대사관을 통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유출된 문건에서 발견되는 D라는 암호명을 보고 유대계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를 간첩으로 지목한다. 보불 전쟁에서 패배한 프랑스 군부는 책임을 면하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했고, 유대인 드레퓌스는 그러한 음모에 적합한 인물...

 

드레퓌스는 비공개 군법회의에서 반역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강제로 전역이 된 뒤, 프랑스령 기아나의 악마 섬으로 유배 간다. 2년 뒤, 피카르라는 프랑스 군 고위 장교가 우연히 진짜 간첩을 적발하고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하지만, 피카르는 한직으로 좌천당하고 그의 무죄 주장도 묵살된다.

 

1898, 소설가 에밀 졸라는 나는 고발한다라는 유명한 공개장을 대통령에게 보내 드레퓌스 사건의 진상과 군부의 음모를 폭로하고 드레퓌스 사건의 재심을 요구한다. 정치가 클레망소, 작가 아나톨 프랑스 등이 졸라의 편에 섰고, 결국 1906년 드레퓌스는 무죄 판결을 받는다.

 

이 사건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당시 유럽 전역에 비상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는데, 그 사건 이후 파시즘적 정권이 공작 정치를 통해 진실을 은폐, 호도하고 개인을 억압하는 행위, 또는 그러한 작태에 맞서 싸운 양심적인 지식인의 승리를 의미하는 상징적 사건이 된다.

 

또 이 사건은 드레퓌스의 처벌을 옹호하던 언론이 나중에는 그를 살려낼 것을 주장하는 언론 특유의 이중적 속성을 드러낸 사건이기도 하다.

 

요즘 시중에 많은 가짜 뉴스와 음모론이 떠돌고 있다. 이런 거짓 음모론으로 지나간 대선에서는 여론에서 앞선 대통령 후보가 선거에서 낙선하기도 했다. 그 거짓 음모론을 제기했던 못난 사람은 결국 감옥 갔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져 되돌릴 수 없었다.

 

건강한 이슈가 아닌 거짓 뉴스와 음모론이 판을 칠수록 이 나라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사리사욕에 빠져 있는 정치 모리배들이 알아야 하는데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