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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링크플레이션, 줄이고 작게 만들고 낮춰라.

화별마 2023. 7. 6. 13:01

슈링크플레이션 이미지

슈링크플레이션, 줄이고 작게 만들고 낮춰라.

 

미국 크리넥스 한 통에 티슈가 65장에서 60장으로 줄다.

미국 틸라무크가 아이스크림 용기를 56온스에서 48온스로 줄이다.

미국 초바니 플립스 요구르트의 용량이 157mL에서 133mL로 줄다.

인도의 식기세척용 비누 한 덩이가 155g에서 135g으로 작아지다.

 

위의 사례처럼 기업이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의 크기나 수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어 판매량도 유지하고 영업 마진과 수익성은 높이고 있다.

 

기업이 이럴 수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가격에는 민감하지만, 용량까지 체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 소비자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원재료비 상승을 전가시키는 것...

 

이렇게 제품 가격은 유지하고 양을 줄이거나 품질을 떨어뜨려 실질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거두려는 전략을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라고 부르는데. 줄어든다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 합성어...

 

특히 제과 등 식품 업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소비자의 반응은 소비자에 대한 눈속임이라며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의 5월 소비자물가가 1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라 5.4%를 기록했다. 이런 인플레이션 상태에서는 소비자도, 기업도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소비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상품 크기와 용량을 줄이는 방법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미국의 영어사전인 웹스터는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용어를 만든 것이 영국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이라고 적었다. 맘그렌이 20151월 자신의 트위터에 코카콜라와 펩시가 음료 캔의 크기를 줄여 온스당 더 높은 가격을 부과한 슈링크플레이션 내용을 어느 기사가 인용했다고 올렸기 때문이다.

 

급격한 인플레이션 시대를 맞아 슈링크플레이션은 세계적 현상이 됐다. 한국에서도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제과업체의 슈링크플레이션은 관행처럼 굳어졌는데, 기업이 포장지에 단위당 중량이나 부피를 정확하게 표기하지 않아도 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업이 가격 유지, 크기 축소를 선택해도 소비자는 즉각 구매를 중단하기가 어려운 것은 선택의 폭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홍보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대처할 현실적 방법은 없다.

 

이론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면 경쟁이 치열해져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낮추거나 용량을 키울 수도 있다고 하지만 작아진 상품이 더 커지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렇기에 급격한 인플레이션 시대에 현명한 소비자가 되려면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