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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폐 인물, 왜 모두 성균관대 동문이고 학부모일까?

화별마 2023. 8. 1. 08:02

한국 지폐 사진

우리나라 지폐 인물, 왜 모두 성균관대 동문이고 학부모일까?

 

조선 시대 성균관은 국립 고등교육기관이자 최고학부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성현들을 기리는 제사 기능과 조선 시대 수많은 인재를 길러낸 교육 기능을 수행했다.

 

이후 근대에 이르러 성균관 기능 중 교육 기능을 따로 분리,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근대 교육 시스템에 맞추어 성균관대학을 설립, 600년 넘게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성균관이라는 이름에서 '성균(成均)'은 성인재지미취(成人材之未就), 균풍속지부제(均風俗之不齊)에서 따온 것으로 인재로서 아직 성취하지 못한 것을 이루고 풍속으로 가지런하지 못한 것을 고르게 한다는 의미이고 ()’ 지금의 대학교와 같은 고등 교육기관을 뜻한다.

 

우리나라 지폐를 살펴보면 1,000원권에는 퇴계 이황, 5,000원권에는 율곡 이이, 1만 원권에는 세종대왕, 5만 원권에는 신사임당이 그려져 있는데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지폐의 인물들이 조선 시대 성균관을 졸업한 성균관대 동문과 학부모이고 조선 시대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5만 원권이 나오기 전에는 모두 조선 시대 남자들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화폐 인물은 어떨까? 가까운 일본만 해도 1,000엔에는 일본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세균학자 노구치 히데요가 5,000엔에는 일본 근대 소설의 개척자인 여류 소설가 히구치 이치요, 1만 엔에는 메이지유신을 일으킨 사상가 후쿠지와 유키치가 그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영국은 앞면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뒷면에는 뉴턴과 셰익스피어 그리고 다윈, ‘오만과 편견저자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애덤 스미스 등으로 수시 교체되어 발행된다. 이렇게 다른 나라에서는 과학자와 예술가, 경제학자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

 

또 미국 화폐는 1달러에 건국의 아버지인 조지 워싱턴이 5달러에는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100달러에는 밴저민 프랭클린이 그려져 있다주로 역대 대통령이 그려져 있지만, 정치인이자 과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과 10달라에는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이 들어있다.

 

이런 나라와는 대조적으로 5,000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의 경우 세종대왕을 제외하고 고조선, 고구려, 신라, 백제, 고려, 조선 등 역대 국가의 왕 중에서는 누구도 찾아볼 수 없다.

 

왜 우리나라 화폐 인물은 모두 조선 시대 인물만 등장할까? 물론 현재 화폐 인물의 선정이 잘못 선정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참 궁금하다.

 

우리나라는 수천 년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고 학자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 출중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했는데 왜 조선 시대 인물뿐일까?.

 

전 세계에서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환전, 그리고 우리나라 화폐를 사용하는 일이다. 만약 그들이 단군이 그려지고 BC 2333이라고 표기된 지폐를 보면 우리나라 역사를 어떻게 생각할까?

 

잘 생각해보면 화폐 속의 인물은 한 나라를 대표하고 전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다물론 현재 지폐 속 인물들이 내가 33년간 몸담았던 직장의 동문과 학부모라는 사실에 자부심도 크지만, 이런 전략적 자산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옆 나라 일본은 없는 역사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일본 제국시대에 설립된 경성제국대학이 버젓이 독립된 이 나라의 국립대학이 된 참담한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어찌해서 성균관대가 국립대학이 되지 못하고 사립대학이 되었는지는 모르는 채 성균관대 역사가 어찌 600년이 넘었냐며 시비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바른 역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고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