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소련 여자 스파이와 위험한 밀애 (2)

아인슈타인, 소련 여자 스파이와 위험한 밀애 (2)

 

아인슈타인이 밀애를 즐기던 당시, 미국과 소련은 독일이라는 공통의 적이 있었지만, 원폭실험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며 제2차 세계대전이 마무리되자 미국과 소련은 패권경쟁을 시작한다.

 

1945년 7월 16일,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세계 최초의 원폭실험이 성공했는데, 이미 실험이 있기 2주 전인 7월 초, 원폭 점화장치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계획된 실험 일시, 장소 등 모든 정보가 담긴 완벽한 보고서가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실험 이틀 후인 7월 18일, 포츠담회담에서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이 신형무기에 관해 소련의 지도자에게 설명하지만, 스탈린은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미국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미리 전달받았던 영국의 처칠 수상은 훗날 스탈린이 놀라지 않는 것을 보고 원폭에 관한 트루먼의 설명을 스탈린이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8월 18일,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는 국내적으로는 원폭개발을 더 빨리 추진하고, 해외에서는 핵 산업과 원폭 생산에 대한 상세한 기술정보를 입수하라고 지령을 내린다. 이때, 핵 관련 정보를 소련에 제공한 사람은 클라우스 트라우베라... 미국 정부의 핵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그는 고차원 기술정보를 모스크바로 보내 소련의 핵 개발을 도왔다.

 

이렇게 고급 기술정보를 확보한 모스크바 정보당국은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코넨코프 부부에게 귀국할 것을 명령한다. 그리고 마가리타는 KGB에 대한 충성심을 입증하기 위해 자신의 마지막 임무를 수행했는데, 그것은 뉴욕주재 소련 총영사와 아인슈타인이 만나도록 주선하는 것...

 

당시 아인슈타인은 일본에 투하된 원폭이 빚은 참극에 놀라, 이 엄청난 무기를 한 국가가 독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마가리타는 아인슈타인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아인슈타인은 매우 당황했지만, 그녀에 대한 사랑 때문에 부탁을 들어준다. 훗날 아인슈타인은 미국 정보기관에 자신이 뉴욕의 소련 공작원과 접촉한 사실을 실토하며 이 만남이 마가리타를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배려였다고 말했다.

 

자신을 난처한 상황에 빠뜨린 마가리타에 대해 배신감이 들었지만, 아인슈타인은 사랑했던 여인에게 작별의 선물로 자신이 차던 손목시계를 선물한다. 그녀가 그를 사랑했는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그가 그녀를 사랑한 것은 확실했다. 소련으로 귀환한 이 부부는 모스크바에서 열렬한 환영과 함께, 고리키 거리에 있는 거대한 아틀리에를 선물로 받는다.

 

이렇게 마가리타와 아인슈타인의 인연은 막이 내렸지만, 1940년대 후반 모스크바, 스탈린의 가혹한 철권통치로 그녀의 모스크바 생활은 적응하기 어려웠다. 30여 년이 지난 1980년, 마가리타는 모스크바의 자택에서 영양실조로 세상을 떠났는데, 말년에 매우 가난했고, 고독했으며, 아무도 그녀를 돌보지 않았다고...

 

남편은 1971년에 이미 세상을 떠났고, 병이 난 그녀 주변에는 그녀를 학대한 여자 조수가 한 명만 있었을 뿐... 이 조수는 그녀가 화려한 생활을 하던 시절에 수집한 물건과 장신구를 모두 뺏었다.

 

화려하던 시절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죽기 전에 자신이 받은 모든 편지를 태워 버리는데, 그나마 남은 물건 중에는 아인슈타인이 직접 손으로 써서 보낸 사랑의 노래, 상대성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갖가지 방식의 이야기들, 그녀를 향한 아인슈타인의 마음을 보여주는 연애편지 등이 있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이 소련으로 귀국하는 그녀에게 건네준 손목시계는 1998년, 런던 소더비에서 경매에 부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