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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레이터. 정신과 치료 도구로 발명된 배경은?

화별마 2024. 1. 6. 10:04

영화 히스테리아 이미지

바이브레이터. 정신과 치료 도구로 발명된 배경은?

 

영화 히스테리아는 약 100년 전, 바이브레이터가 자위기구가 아닌 치료 기구로 탄생했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여기서 치료해야 할 질병의 병명은 히스테리... 환자는 물론 대부분 여성인데, 바이브레이터로 히스테리를 치료할 수 있었을까?

 

이 영화의 배경은 19세기의 런던... 의사 모티머는 병원을 전전하다가 어느 여성전문병원에 취업한다이 병원의 의사 달림플은 여성들의 히스테리를 치료하기 위해 여성의 성기를 직접 마사지하는 치료법을 고안한 사람...

 

달림플의 신기에 가까운 손기술과 그가 손에 바른 향긋한 기름들은 런던 상류층의 귀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었다.

 

모티머가 그의 치료법을 배우면서 귀부인들의 마음은 모티머에게 향하고 많은 환자가 밀려들면서 달림플의 신임을 얻지만, 그의 손은 두 개뿐이고 치료에 단련된 손은 하나 뿐...

 

결국 모티머의 손은 마비되고 환자들이 모티머를 거부하자 낙심한 모티머는 어느 날, 발명을 즐기는 친구의 작업실을 찾아갔다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이 영화는 바이브레이터의 탄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흥미로운 박물지 영화지만 여성들의 히스테리를 치료한다는 영화 속 발상을 뒤집어 보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 속에서 의사 달림플은 런던에 살고 있는 여성 중 절반 이상이 감염돼 있고 자궁의 지나친 활동이 원인이며 색정증, 불감증, 우울증을 동반하는 질병이라며 히스테리를 설명한다.

 

영화 히스테리아가 바이브레이터를 통해 주목하는 것은, 여성들의 욕망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런 여성들을 환자로 치부했던 어리석은 시대였다.

 

그래서 히스테리가 심각한 여성의 경우 정신병동에 입원시키거나 자궁을 적출해야 한다는 당시의 발상에 대해 웃을 수만 없다.

 

특히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에서는100년간 전 세계에서 발명된 바이브레이터의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데, 사실 바이브레이터는 이름 그대로 진동기... 콘크리트 타설을 할 때 내부의 기포 등을 제거하기 위해 쓰는 공업용 진동기를 의미했다.

사전에 의하면 전기 안마기도 여기에 포함되는데, 현재는 성인용품으로 널리 알려지고 사용되어 섹스 토이를 지칭한다.

 

이렇게 바이브레이터는 전기가 발명된 이후 19세기 영국에서 발명되었는데, 처음 발명되었던 당시에는 섹스 토이가 아닌 여성의 정신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료기구였다.

 

19세기 말, 영국 빅토리아 시대는 여성의 자유를 몹시 억압하던 사회였고 여성에게 성욕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보수적인 시대...

 

그런데 이 시기 영국 여성들의 상당수가 히스테리라는 병을 앓았는데, 이 병은 여성이 극도의 감정적 불안 증세를 겪다 실신하거나 통증을 겪거나 신체가 마비되는 질환이었다.

 

당시 의사들은 이 병의 원인을 여성의 자궁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독특한 치료법을 개발했는데, 의사가 여성의 성기를 애무하는 방법이었다.

 

우선 여성 환자가 병원에 가서 오늘날의 산부인과 의자 같은 곳에 누우면, 칸막이 너머에서 남성 의사가 직접 손으로 여성의 클리토리스와 질을 마사지한 것이다.

 

이렇게 마사지하면 여성이 오르가슴에 이르러 경련하게 되는데, 당시에는 이것을 오르가슴 반응이라 생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