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제품 잡학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 5,126번 실패 끝에 만들다.

화별마 2024. 1. 4. 09:18

진공청소기 사진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 5,126번 실패 끝에 만들다.

 

최초의 현대적 진공청소기는 1901년 영국 발명가 세실 부스가 개발했는데, 그 후 일렉트로룩스나 후버 같은 대형 가전회사들이 100년 가까이 수억 대의 진공청소기를 판매한다.

 

그런데 진공청소기가 100년간 변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먼지봉투... 모두 불편하다고 생각했지만 당연하게 여겼다.

 

어느 날 제임스 다이슨이 집안청소를 하는데, 사용하던 청소기의 흡입력이 평소보다 훨씬 떨어졌다집안에 교체할 먼지봉투가 없어서 먼지봉투를 비우고 다시 시도했지만, 흡입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새로운 먼지봉투를 사서 교체하자 원래의 흡입력이 살아났지만, 그는 화가 많이 났다그리고 보통 사람 같으면 새 먼지봉투를 사면 되지 했을 텐데, 그는 청소기에서 먼지봉투를 없애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떠올렸다.

 

이렇게 제임스 다이슨은 불편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먼지봉투를 없애려고 시도를 계속한다.

 

그의 15번째 시제품이 나왔을 때는 셋째가 태어났고, 3,727번째 시제품을 만들었을 때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내가 미용 관련 부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5,126번의 실패 끝에 5,127번째 시제품이 만들어졌고 1979년부터 1984년까지 5년간의 연구 끝에 세계 최초로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한다.

 

그러나 상업화는 더 어려웠는데, 일렉트로룩스는 사이클론 다이슨 청소기의 기술 특허 권리를 무효화하기 위해 소송을 걸었고, 암웨이와 일본기업은 후버 등 대기업들과 계약을 맺은 후 다이슨에 지불하는 로열티를 줄이려고 했다.

 

OEM 업체들은 제품판매가 잘 되자 생산비용을 몇 배나 올렸고, 제품의 디자인을 똑같이 카피하는 기업도 등장했으며 다이슨 청소기의 성능이 좋지 않다고 홍보하는 대기업도 있었다.

 

다이슨은 모든 과정을 변호사 비용도 없어 스스로 검토하고 해결하는데, 소송으로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자, 집을 담보로 대출하는 등 힘겹게 버틴다.

 

이렇게 그는 거듭된 실패 속에서도 집념을 거두지 않은 끝에 1978년 이후 무려 15년이 지난 1993년 다이슨을 창업했을 때부터 이익이 발생한다. 그의 나이 46세 때였다.

 

다이슨 본사 사무실 출입문에는 보라색 스티커가 여기저기 붙어있는데 그중 한 스티커에 이렇게 쓰여있다전기를 이용한 최초의 선풍기는 1882년 발명됐다. 날개를 이용한 그 방식은 127년간 변하지 않았다.’

 

다이슨의 삶은 지루한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처절한 실패에도 끝까지 버틴 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