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심리 잡학

누구나 사람은 두 개의 마음을 가지고 산다.

화별마 2023. 8. 9. 09:12

마음 이미지

누구나 사람은 두 개의 마음을 가지고 산다.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자다가 영화라는 말만 들어도 벌떡 일어날 만큼 영화에 깊이 빠져 있었다물론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못해 개봉관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청량리 부근에 있던 신도극장이나 동일, 오스카, 시대 극장 심지어는 굴다리를 지나 시큼한 오줌 냄새가 나던 경미 극장까지 순례할 정도...

 

당시에는 '하이눈', '랭커스터의 추적자', '황야의 7' 같은 미국식 서부영화와 '대탈출', '0011 나폴레옹 솔로',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같은 할리우드 첩보영화와 전쟁영화가 주종을 이루었다.

 

따라서 영화 속에 감추어진 백인 우월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 특히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등장하는 인디언에 대해서는 심각할 정도로 왜곡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인디언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캔디스 버겐이라는 자연미가 넘치는 할리우드 여배우가 주연한 ''솔저 블루'라는' 서부영화 때문...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기존의 영화와 다르게 제대로 된 백인들 시각에서 바라본 잔혹한 인디언 학살 사건을 조명한 최초의 서부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실제로 1838년 미국 아칸사스 주에서 살던 체로키 인디언 만 칠천여 명이 오클라호마로 이주를 강요당하는데, 그 이동 과정에서 추위와 굶주림으로 사천여 명의 체로키 인디언이 죽었다.

 

지금의 인디언 후손들은 그들의 조상이 걸어간 그 길을 눈물의 길(Trail of Tears)이라고 말하며 기억하고 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라는 동화책은 체로키 인디언의 후손인 포레스터 카터의 자전적 이야기로 갑작스레 부모를 잃은 '작은 나무'(작가의 인디언식 이름)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산속에서 함께 생활했던 기억을 담은 책...

 

이 책은 우리가 자연과 서로 교감할 수 없다면 사람 간에도 교감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인디언 언어 중 'Kin''사랑한다''이해한다'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해하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고, 사랑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랑과 이해는 하나라고 그들은 믿고 있다.

 

이 동화책에서 인디언 할머니는 사람은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을 갖고 사는데, 하나는 몸이 필요한 것을 꾸려가는 마음으로 몸의 휴식을 위한 잠자리나 먹을 것 등을 마련할 때, 또 짝짓기할 때 이 마음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하나는 영혼의 마음으로 만일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거나 교활한 생각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칠 생각을 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이익을 볼 생각을 하게 되면 이 마음은 점점 작아져 밤톨보다 더 작아지게 된다고...

 

인디언들은 사람의 몸이 죽으면 몸을 꾸려가는 마음도 함께 죽는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다 사라져도 영혼의 마음은 그대로 남는다고... 따라서 평생을 욕심부리다 죽은 사람은 밤톨만 한 영혼만 남게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사람이 죽으면 다시 이 세상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그런 사람이 다시 태어나면 그가 가지고 태어나는 밤톨만 한 영혼 때문에 세상의 어떤 것도 이해할 수 없고 사랑할 수 없게 된다는 것...

 

그리고 또다시 욕심의 마음이 커지면 영혼의 마음은 땅콩만큼 더 줄어들어 끝에는 영혼의 마음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 말한다.

 

그런 사람은 살아 있어도 걸어 다녀도 죽은 사람으로 다른 사람에게서 나쁜 것만 찾아내는 사람, 자연을 봐도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고 돈으로만 보는 사람들이 바로 영혼의 마음이 없는 죽은 사람들이다.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하나...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고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과 과욕을 부리지 않도록 해야 영혼의 마음으로 가는 문이 열린다.

 

체로키 인디언 할머니가 말씀하신 것처럼 다른 사람을 열심히 사랑하고 이해하는, 영혼의 마음이 점점 더 커지는 하루가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