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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계, 고 이병철 회장이 아들에게 이 그림을 선물한 이유?

화별마 2023. 7. 3. 12:13

이병철 회장 사진

 

목계, 고 이병철 회장이 아들에게 이 그림을 선물한 이유?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응접실에는 나무로 깎아 만든 닭, 목계 그림이 걸려 있었다. 이 회장은 그 그림을 보면서 마음을 다스렸는데, 목계는 장자의 달생편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다.

 

닭싸움을 좋아했던 어느 왕이 기성자라는 조련사에게 최고의 싸움닭을 만들라고 한 후, 열흘이 지나자 닭이 이제 싸울 수 있느냐며 물었다. 그러자 기성자가 아직 안 됩니다. 강하긴 하지만 교만합니다. 허세를 부리면서 제힘만 믿습니다.’라고 아뢰었다.

 

다시 열흘이 지나자 또 물었다. ‘안 됩니다. 교만함은 줄었지만 너무 조급해서 진중함이 없습니다. 다른 닭을 보거나 울음소리만 들어도 당장 덤벼들 것처럼 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재차 물었다. ‘아직도 안 됩니다. 눈초리가 너무 공격적이어서 최고의 싸움닭은 아닙니다.’

 

이렇게 40일째가 되던 날 왕이 묻자, 기성자는 이제 된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하며 다시 덧붙였다. ‘다른 닭이 소리를 질러대고 도전해도 움직이지 않아 마치 나무로 만든 닭 같습니다. 싸움닭으로서의 덕이 갖추어졌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어떤 닭도 감히 덤비지 못하고 도망칠 것입니다.’

 

이 목계처럼 어느 분야에서 경지에 다다른 사람은 자신의 힘을 뽐내지 않는다. 또 상대방이 아무리 약해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스스로 여백의 힘을 갖추고 있기 때문... 상대방이 아무리 싸움을 걸어도 목계처럼 초연한 마음으로 평정심을 유지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한 1979, 고 이병철 회장은 그를 집무실로 불러, 한 점의 목계 그림을 건넨다. 목계처럼 흔들림 없이 평정심을 유지해야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무언의 의미였다.

 

또 그림과 함께 경청(傾聽)’이라는 휘호를 써주었는데, 언제나 상대방의 말을 깊게 잘 들으라는 뜻이었다. 말이 어눌했던 이건희 회장은 경영자로서 그 점이 단점일 수도 있었지만, 부친이 건네준 목계의 가르침덕분에 장점으로 바꿀 수 있었다.

 

말이 어눌하다고 해서 생각의 속도까지 느린 것은 아니고 오히려 말이 많은 사람보다 유리하며 자기 자신의 내면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데도 유리하다.

 

고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부자는 목계 그림처럼 자신의 마음과 조직을 잘 다스린 덕분에 삼성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키웠다. 많은 정보 속에서 목계 정신으로 내공을 기르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