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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정치판에도 정도(正道)는 있어야 한다.

화별마 2023. 7. 12. 21:17

국회의사당 사진

한국 정치, 정치판에도 정도(正道)는 있어야 한다.

 

케인스와 함께 경제학의 양대산맥으로 평가받은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슘페터는,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 정권을 잡는 정치제도다. 따라서 정치는 마치 사업을 하는 사람이 소비자에게 요령껏 물건을 팔 수 있어야 돈을 버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말했다.

 

우스갯소리지만, 에스키모에게 냉장고를 팔고, 사막지대 사는 사람에게 난방기를 사도록 설득할 수 있어야 유능한 영업사원이라는 말인데, 엄격하게 말하자면 도덕성이 결여된 상술은 금방 들통이 나서 오래가지 못한다.

 

사실 이글루 속에서는 냉장고가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몇 번의 경험으로 단번에 알 수 있다. 시장은 그런 속이 보이는 장사꾼을 용납하지도 않고, 잊지도 않는다. 그래서 상도(商道)가 중요한 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정치인도 세일즈맨이다. 유권자에게 자신의 정치적 상품을 팔아서 표를 얻는 사람이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이렇게 멋지게 바꾸겠다. 나를 뽑아주면 당신들에게 이러이러한 혜택과 복지가 돌아간다. 그러니 좋은 상품인 나를 선택하라, 이런 것이 정치인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다른 회사 제품에 대해 험담한 후, 자기 물건을 사달라는 세일즈맨에 대해서는 결코 소비자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치인도 매한가지다. 내가 이러이러한 비전과 능력이 있으니 자신에게 국정을 맡겨달라고 호소해야지, 상대 후보가 이러저러한 약점과 흠집이 있으니 나를 뽑아달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없다.

 

요즘 한국 정치판에 묻지마식 네거티브와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죽은 마키아벨리도 울고 갈 정도로 막가파식 흑색선전이 눈만 뜨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 정치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역할을 해줄 정의로운 기관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고, 패가 갈려 싸움질만 할 뿐 매섭게 눈을 부릅뜬 유권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슬프다. 이런 현상은 한국 정치를 파탄으로 몰아가는 무서운 변수다.

 

네거티브는 상대방의 약점을 드러내는 전술... 전술치고는 하 중에서도 제일 밑바닥에 해당한다. 요즘 정치판에서는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것도 모자라 가짜뉴스까지 만들어내 유포시키고 있다.

 

정말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에서 벌어지는 반도덕적이고 반윤리적인 음해가 정치인들 사이에서 통해 퍼지고, 자업자득이 되어 자신들에게 돌아온다는 정치인들만 모른다.

 

무릇 정치란 세상을 바르게 한다(政者正也)는 말이 무색할 지경에 이르렀다.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어찌할까? 오호 통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