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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족, 왜 중국인들은 작은 발에 열광했을까?

화별마 2023. 8. 30. 13:34

전족 사진

전족, 왜 중국인들은 작은 발에 열광했을까?

 

중국 여자들의 발이 본격적으로 작아지기 시작한 것은, 10세기 이후 남송 시대부터라는 것이 정설인데, 왜 발이 작아졌을까?

 

남송 시대 중국인들은 어린 여자아이의 발등뼈를 손으로 전후좌우로 접고 꺾어서 천으로 단단하게 싸맸다. 그러면 주변의 뼈조직이 썩어 떨어져 나간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이런 일을 반복하면 발이 조금씩 작아지는데, 이런 폭력적인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 바로 전족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작은 발을 요구했고 명대 무렵에는 삼촌금련(三寸金蓮)’이라는 이상적인 전족을 의미하는 말까지 생겨났다.

 

당연히 이런 과정은 어린 소녀의 몸에 엄청난 육체적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남겼다.

 

왜 중국인들은 그렇게까지 여인의 발을 작게 만들었을까? 이는 중국 사람들의 아름다움 관점 때문으로 당시 중국 사람들은 전족으로 만들어진 작은 발이 여성의 신체 중에서 가장 관능적이고 섹시하다 여겼다고...

 

즉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것보다, 인공적으로 관능적인 신체 부위를 만들어 그것을 이용해서 사랑하는 행위를 최고의 성 문화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전족한 발의 아름다움을 발뒤꿈치의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서 찾는 것은 특정 신체 부위나 물건에 집착, 성적 흥분이나 만족을 느끼는 페티시즘(Fetishism) 영역을 훨씬 초월한 것...

 

실제로 사진에 찍힌 전족한 여성의 발 모습은 마치 여성의 성기를 본뜬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러나 중국 춘화에서조차 전족한 여성과 남성이 벌거벗고 서로 끌어안은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여성의 드러난 맨발은 그리지 않았다.

 

전족이 완성된 후 여성의 발은 항상 헝겊으로 꽁꽁 싸매서 전족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남편뿐이었다.

 

고대부터 중국에서는 남존여비 성향이 강했는데, 낮에는 걸어다니며 남편의 시중을 들던 아내의 발이 밤에는 남편이 성애를 위해 쓰였으니 상당히 변태적인 취향이었다.

 

또 전족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해서 여성이 신고 있던 작은 신발에 술을 따라 신발 냄새가 술에 배어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셨는데, 이를 연화배(蓮花杯)’라고 불렀다.

 

사실 발 특히 발바닥은 묘한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신체 부위로 로마 시대에는 새의 깃털을 사용, 귀족 집안 여인들의 성적 쾌감을 느끼게 하는 간지럼 태우기 전문 여자 시종을 고용하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전족은 성적 쾌감의 급소가 되는 요소를 두 가지나 갖추고 있던 셈이다.

 

전족은 주로 한족의 풍습으로 청나라 만주족 여성에게는 전족 금지령을 내려 엄격하게 단속했고 황제 후궁도 전족한 여성을 들이지 않았다.

 

청 제국의 명군으로 손꼽히는 건륭제는 특히 전족을 싫어했는데, 그는 전족은 반드시 없애야 하는 악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전족한 한족 여성을 좋아해서 베이징 북부 원명원(圓明園)이라는 이궁(離宮)에 그런 여인들을 숨겨 두고 즐겼다.

 

그래서 어머니인 태후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전족한 여성에게 큼직한 신발을 신겨 작은 발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