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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른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화별마 2023. 12. 14. 10:13

어른 이미지

왜 어른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무솔리니는 애인이었던 클라라와 함께 총살당해서 시체가 광장에 공개되었는데, 군중은 그의 시체를 향해 침을 뱉기도 했고 어떤 이는 심한 매질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시체를 거꾸로 매달았는데, 그때 클라라의 치마가 뒤집혔고 군중들은 그 풍경을 보고 굉장히 즐거워했다심지어는 누구는 ‘죽여 준다’거나 ‘속옷이 훤히 다 보인다하며 흥분마저 감추지 못했다.

 

어느 시대가 되었든 이런 군중심리가 나타나는 풍경은 마찬가지... 특히 남자들은 그런 분위기에 더 휩쓸리기 쉽다. 아니 여자들도 그랬을 것이다.

 

그때 어느 사람이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그녀의 치마를 올려주고 자신의 허리띠로 묶어 뒤집히지 않도록 해주었는데 이는 어른이라면 해야 할 일...

 

그 사람은 그때 군중심리가 무섭지 않았을까? ‘네 놈은 저 나쁜 여자 편을 드는 거냐?’ 하며 온갖 욕설을 퍼붓고 누군가가 폭력을 휘둘러도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 하는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나이를 가지고 어른을 논한다면 몇 살부터 어른이고 몇 살까지가 어린 것일까민법상 성년은 19세부터이고 영화와 게임 관련 성년은 18세부터이며 형법상 미성년은 14세 미만이다.

 

이 기준도 나라에 따라 달라 우즈베키스탄에서는 16, 이집트에선 21, 스코틀랜드는 16, 북한은 17세부터 성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성인 말고 어른이라고 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스갯 소리로 70이 된 노인이 노인정 가지 않는 이유가 막내라서 커피 심부름하기가 싫어서라고...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어리다는 것은 나이가 나보다 어리면 아직 애고, 나보다 위면 어른이라고 정의한다하지만 나이 한 살 차이에도 엄격하게 따지는 사회에서 정작 어른다운 어른을 찾기 어려운 것은 참 씁쓸한 일...

 

오래전 김상현이라는 정치인이 있었다. 그분이 돌아가셨을 때 신문에 실렸던 추모 기사의 한 부분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배신이란 단어를 유독 싫어했다고 했는데, 자기 신세를 졌던 사람이 뒤통수를 친 일이 생겼을 때 누가 와서 저 사람이 당신을 배신했다고 하면 그런 말 하지 마라, 내가 부족해서 나를 떠난 것이니 배신한 사람은 오히려 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도 한 인간으로서 얼마나 서운하고 속상했겠는가? 하지만 생각해 보면 거짓이든 위선이든 아니 연기라고 해도 배신한 사람은 그가 아니라 나라고 말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악물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오직 나에게서 원인을 찾는 것... 그것이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US 오픈에서 욘 람이 우승했다. 그는 경기가 잘 안 풀리면 욕을 하거나 골프채를 집어던지는 등 자기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선수였다

 

결혼하고 아들이 태어나자, 아들에게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은지 캐디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후 심리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났다

 

욘 람은 아들의 눈에 비치는 아버지로서의 자기를 생각했던 것...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눈으로 자기 자신의 언행을 성찰하는 것, 그것이 어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