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은 총기의 천국이 되었을까?

왜 미국은 총기의 천국이 되었을까?

 

미국에서 연간 3만 명이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그래서 총기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얼핏 생각하면 총기를 모조리 회수해서 폐기 처분하던가 아니면 총기를 사고팔 때 절차를 복잡하게 하거나, 구입 자격을 엄격하게 하던가 별로 어렵지 않을 듯하다.

 

그런데 이것이 미국에서는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총기 산업이 공룡만큼 덩치가 커져서 현재 2억 5천만 종 이상의 총기류가 팔린 상태라고...

 

이것을 시장 규모로 보면 우리 돈으로 1조 원에 육박해서 미국 정부의 세수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총기 산업을 규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거기에 총기 제조 업체나 협회의 정치적 로비도 상당히 거세다.

사실 미국에서 총기 구하기는 아주 쉬운데, 동네 가게에 가서 과자를 사는 것처럼 총포상에 가서 돈을 주고 총을 사면 된다.  물론 간단한 신원 조회를 거치기도 하고 범죄자에게는 총을 팔지는 않지만, 아주 엄격하지는 않다.

또 총기 판매 과정에서 규제를 강화한다면 총기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총을 구입한다는 항변에 대한 대응 논리가 없다.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리를 왜 제한하느냐고 따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왜 미국 헌법에 집어넣었을까? 총기가 없는 나라에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정말 이해불가다.

실제로 미국 사람들의 총기에 대한 인식은 우리와 많이 다른데, 도대체 미국인들은 총을 왜 그토록 좋아할까? 미국이 총기 천국이 된 이유를 알려면 미국 정부가 탄생할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미국은 북아메리카 대륙의 동부 13개 식민지에서 출발했다. 본국인 영국은 차를 비롯, 온갖 물품에 세금을 부과했고 식민지 의회도 무시했다.

식민지 주민들은 대표 없이는 과세도 없다며 영국 의회가 식민지에 세금을 부과할 때 식민지 의회의 대표가 참석하지 않았으니 무효라고 외쳤다.

결국, 1776년 7월 4일 13개 식민지 대표가 필라델피아에 모여 독립을 선언했다. 미국 독립 기념일이 7월 4일인 것은 이 때문이다.

이어서 전쟁이 시작되었고 처음에는 식민지가 열세였지만, 프랑스와 스페인 등이 식민지를 지원하면서 전세가 역전된다.

1783년 영국은 미국의 독립을 승인한다. 미국인들은 정부를 꾸리고 1787년 연방제를 기본 골격으로 하는 미국 헌법이 13개 주 중 9개 주가 비준해서 연방 헌법이 탄생한다.

하지만 연방주의자와 반 연방주의자가 갈등을 벌인 뉴욕과 버지니아가 헌법을 비준하지 못했다. 그들은 여러 사안에서 대립했다.

반연방주의자들이 연방 헌법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맞서자 헌법을 비준하는 대신 연방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10개 조항을 헌법에 신설하기로 타협한다.

이 10개 조항은 연방 정부와 연방의회의 권력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수정헌법이라고 하는데, 양쪽의 의견을 반영해서 마침내 1790년 모든 주가 헌법 비준을 마친다. 그 후 미국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수정헌법을 개정해서 현재는 27조까지 늘어났다.

 

제1조에서는 연방 정부가 특정 종교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했고 제2조에서는 개인이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권리를 허용했다.

당시 미국인들은 200년 후 이 수정헌법 제2조가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물론 요즘도 총기 소지를 기본권으로 여기는 미국인이 적지 않다.